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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은 변호사, 대학생 등이 참여할 수 있는 공익활동 프로그램을 개발·중개하고, 공익단체와의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공익법활동을 활성화하고자 합니다. 특히 공감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턴쉽 제도와 인권법 캠프 등을 진행하며, 로펌이나 변호사가 공감의 활동에 재정지원 또는 직접 참여하도록 하거나 공익단체를 중개하여 공익법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정신장애인, 몰랐거나 모른 척했던 이야기들 - 공감,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풀다 2016.07.08 17:07 3257
작성자 공감지기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일각에서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새로이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이 모든 문제를 ‘정신질환자의 문제’로만, 정신장애인은 위험하며 피해가야 하는 존재라고만 생각하게끔 하는 발언들이 쏟아졌고, 사람들은 이를 의심 없이 믿어버리곤 했습니다. 심지어 강신명 경찰청장은 이 사건을 ‘정신장애인에 의한 묻지마 범죄’로 규정하고, 경찰에 의해 정신장애인을 행정입원 혹은 응급입원하게끔 하는 제도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참고기사]


하지만 여타 사회적 맥락은 고려하지 않은 채로 이 사건을 ‘무시무시하고 이해할 수 없는 정신질환자가 일으킨 살인사건’으로만 보는 것은 이 사건을 이해하는 데에도, 정신장애인을 이해하는 데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공감은 정신장애인 당사자이자 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하고 계신 김락우 대표님과, 태화샘솟는집에서 일하고 계신 문용훈 관장님 두 분을 모시고 이야기를 듣는 월례포럼을 개최하였습니다.

 

 


김락우 대표님께서는 조현병 발병 이력이 있는 정신장애인 당사자로, 흥미로운 사진 하나를 보여주시며 말씀을 시작하셨습니다. 직접 편집하여 만든 그림을 보여주시며, 우리 눈에는 서로 다르게 보이는 그림 내의 두 색깔이 사실은 같은 색인 것처럼,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실 중 대단히 잘못된 것들이 있음을 짚어주셨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중 사실이 아닌 것이 꽤 많듯이, 정신질환에 대한 앎들도 그러하다는 뜻입니다. 더불어 이들이 다른 색이라 해도, 그 자리에 있으면 안 되는 것이 아니며 다양성을 인정받아 사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는 심한 편견으로 인해 정신질환자는 다른 사람들과는 완전히 다른 별종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죠.


뒤이어 본인의 발병 타임라인을 보여주시거나 병증 당시의 경험을 이야기해주시는 등, 당사자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나누어주셨습니다. 그 중 흥미로웠던 부분은, 조현병에 걸린 사람이 그 증상이 없어지는 것을 알 수 있느냐는 대목이었는데요, 물론 본인도 증상이 없어졌음을 인지할 수 있지만 ‘본인이 스스로 병자라는 것을 인정하고 납득할 때까지’ 퇴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병증을 인정해도 바로 퇴원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OECD 27개 국가의 1회 입원 평균 기간은 25일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약 170일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의료급여로 입원하면 255일까지도 있어야 하고요. 


이렇게 오래 입원한다고 해서 병증에 큰 차도가 생기게 될까요? 김 대표님의 말씀은 ‘아니다’였습니다. 오랜 입원으로 사회성이 떨어지며 자발성이 거세된다는 것입니다. 퇴원을 하고자 해도, 어떤 활동을 하고자 해도 매번 무시당하고 해결되지 않다 보니 이야기하지 않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죠. 이런 식으로 1년에 2번 정도 재발한다 치면 5, 10년 정도는 금방 지나가버리며, 20대에 발병한다 치면 다른 사람들이 사회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하는 동안 입•퇴원만으로도 금방 40대에 접어든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태화샘솟는집의 문용훈 관장님께서 이야기를 나누어주셨습니다. 태화샘솟는집은 정신질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 희망을 실천하는 곳이며,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고 각자 삶의 자리에서 친구, 이웃, 동료로서 존경받도록 하는 것을 소명으로 삼고 있는 곳입니다. 

 


문 관장님께서는 옛날 미국의 어느 지역의 정신질환자 이야기로 발언을 시작하셨습니다. 한 정신질환자의 상황이 좋지 않아 동네 사람들이 그를 가두었는데, 풀려난 후 동네 사람들을 고소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법원에서는 그를 가둔 사람들에게 유죄를 선고하며, ‘당사자에게 그 상황을 통보했는가?’ ‘전문가나 지역 공동체 사람들이 모여 충분히 이야기했는가?’ ‘처음부터 끝까지 기록이 남아 있는가?’ 세 가지의 기준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로부터 백 년 이상이 지나고 난 후, 2008년의 한국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 보고서가 나왔는데 이 세 가지가 아직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문 관장님께서는 태화샘솟는집에서 해왔던 당사자 권익 옹호 활동을 보여주시고, 이어서 아직 산재해 있는 문제점과 나아갈 길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사회복지사 실습 기간 동안, 실습할 사회복지사를 선발하는 것부터 평가하는 것까지 당사자가 함께했던 때의 경험이나, 정신장애인 당사자를, 본인의 삶에 맞춘 이야기를 만들어서 강의하는 당사자 인권강사로 양성하는 프로그램 등이 특히 인상에 남았습니다. 흔히 장애인복지관에 있는 장애인들을 ‘도움이 필요한 존재’, ‘통제와 교육이 필요한 존재’로 보는 것과는 달리, 실제로 ‘함께하는’ 사람들이자 ‘할 수 있는’ 사람들로 여긴다는 점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장애인복지법과 정신보건법이 서로 연동되지 않아 비의도적인 차별 문제가 생기거나, 사회적 합의의 부족 등 문제점들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동시에 지역과의 연대는 ‘CASE’로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며 이야기를 마치셨습니다. 'CASE'는 Collaboration / Attractive / Sustainable / Empathy에서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지속적이어야 하며, 매력적이어야 하며, 공감을 가지고 가야 하고, 협동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연사분들의 열띤 발언 후에는 질의응답이 이어졌습니다. 탈시설만이 답인지, 자립을 원하는 사람들은 서울 이외의 지역에도 많은데, 지역과의 연계를 고민해본 적은 없는지…… 탈시설에 대하여는 김 대표님께서 '바우처를 지급한 후 본인이 원하는 대로 하게 하면 될 것이다'라고 당사자 선택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셨고, 서울 이외 지역과의 연계에 대해서는 문 관장님께서 '사회복귀를 원하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 사회복귀시설은 장애인등록을 한 사람 중 약 7% 정도에게밖에 서비스하지 못하는 형편이며 이에 대해서는 정신보건법 별지에 있는 사회복귀시설의 운영에 관한 부분을 개정해야 한다'라고 답하셨습니다.

 


김 대표님은 살면서 정신질환이 발생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정신질환자는 없어야 한다거나 같이 살기 힘든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 그 사람들은 살기 어려워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한 온전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정신질환자를 위험하거나 불필요한 존재로 보는 것, 그리하여 사회에서 격리시키는 것만이 답이라고 믿는 것이 오히려 더 위험하며 정신장애인을 고립에 처하게 만드는 것만은 자명합니다. 


글_허자인(공감 23기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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