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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인권침해를 예방하고 권리를 구제하는 활동을 합니다. 특히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에 따른 자문과 소송지원 및 법률교육, 정신장애인 인권을 위한 법제개선활동 및 인권교육 등을 통하여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더불어 함께 차별없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탈시설지원법 제정 공청회 참관 후기 _ 김승지 (공감 27기 자원활동가) 2018.04.05 16:04 5161
작성자 공감지기

 

 

지난 329일 김상희 의원실, 윤소하 의원실, 인구정책과 생활정치를 위한 의원모임의 공동주최로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장애인 탈시설지원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가 개최됐다. 이번 공청회의 발제는 공감의 염형국 변호사가 맡았고, 한국장애인시설협회의 황규인 회장·장애와인권 발바닥행동의 김정하 활동가·한국장애인복지학회의 박경수 교수·국가인권위원회 장애차별조사 1과의 이용근 과장·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의 신용호 과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사람은 자기 일이 되기 전까지는 타인의 일에 관심이 없다. 비장애인은 장애인의 삶에 관심이 없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장애인의 탈시설이라는 개념이 매우 생소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 또한 시설에서 지냈던 경험이 있다. 한국 남자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개인 소유물을 없애버리고 고정된 시간표에 따라서 살며 개인의 취향도 욕구도 무시된 채 사생활도 없이 약 2년간을 강제로 사회에서 떨어져 살았던 군대가 바로 그것이다. 군인이 제대할 때 사회로 나온다는 말을 쓰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시설은 사회와 분리된 곳이다.

 

  그때의 경험을 되짚어보니 탈시설이라는 단어가 확 와 닿았다. 제대를 통해 탈시설 하면 사회로 나오듯 장애인의 탈시설 또한 지역사회로의 복귀라는 말로 귀결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대한민국 남자가 군대라는 시설에 들어가는 것은 국방의 의무라는 말로 일견 정당화될 수 있어 보이지만 장애인이 시설에 입소하는 것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심지어 타인에 의한 강제입원 비율이 90%(15’ 보건복지부의 정신요양시설 장기 입원자 현황기준)나 되는데 이것이 장애인의 복지라는 말로 정당화될 수 있는 걸까?

 

  장애인의 복지가 시설을 통해 이루어지는 데에는 국가의 책임이 크다. 장애인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제공되는 장애인 복지 예산의 대부분은 시설을 위한 예산이다. 장애인이 사람으로서 누려야 할 마땅한 권리와 실질적인 수요에 대한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복지 정책을 추진해온 탓이다.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바로 장애인 탈시설 지원법안의 시작이었다. 공청회에서는 법안의 입법 취지에 대한 쟁점이 비리시설 척결사람으로서의 권리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크게 나뉘었다. 도가니 사건으로 인해 수면화 된, 시설이 안고 있는 문제점 해결이 전자에 해당할 것이고 인권의 지평을 확장하는 것이 후자에 해당할 것이다. 둘 다 중요한 사항을 짚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전자는 손에 잡히는 분명한 문제를 해결하고, 비리라는 시급한 문제를 해결한다는 측면에서 법안 통과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겠지만 인권의 지평 확장이라는 후자의 궁극적인 지향점과는 그 목적지가 조금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초점이 사람으로서 장애인이 누려야 할 권리냐 문제 있는 시설의 폐쇄냐라는 점에서 방점을 찍는 곳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장애인의 탈시설 문제에 대해 발제자인 염형국 변호사는 시설과 시설화의 개념을 소개하고 유엔 장애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인용하며 탈시설의 근거 및 정의에 관해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각 토론자는 법안의 높은 완성도를 위해 여러 지점을 짚으며 의견을 나눠주었다.

한국장애인시설협회의 황규인 회장은 법안의 궁극적 지향점이 탈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통합이라며 이에 따라 법의 명칭을 수정하고 지향점의 도달을 위해 지역사회서비스 확보를 위한 구체적 계획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장애와인권 발바닥행동의 김정하 활동가는 이런 법안에 대해 이야기가 나온 지 너무 오래되었다며 지지부진한 사회의 변화에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국가정책이 탈시설을 지향하고 있는 지금이 탈시설을 통한 장애인 인권 확보의 기회라며 이를 위해 예산 확보와 법안 추진에 속도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장애인복지학회의 박경수 교수는 법안의 세부사항에 대해 조목조목 짚으며 섬세한 의견을 보탰다. 법안에서 장애인을 칭할 때 노숙자까지 포함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는 이야기, 탈시설 추진을 위한 컨트롤 타워의 부재 및 이로 인한 혼란 등을 이야기하며 실질적 탈시설을 위한 주요 내용을 검토해주었다.

 

 

  국가인권위원회 장애차별조사 1과 이용근 과장은 탈시설이란 시대정신이라고 역설했다. 반드시 추진해야 하고 추진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면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 신용호 과장은 장애인 권익을 위한 정부의 실질적인 정책에 대해 소개했다. 아동, 노인, 장애인, 정신장애인, 노숙자를 포괄하는 커뮤니티 케어법의 추진과 LH와의 임대주택 MOU 체결을 통해 실질적인 거주지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국민의 복지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여타 정부와는 다른 이번 정부의 개혁적 성향과 추진력을 이야기하며 실질적인 변화에 대해 기대를 표명했다.

 

  다양한 관계자들과 당사자들의 의견을 종합해본 결과 장애인의 인권 및 지역사회로의 복귀는 단발성 법안의 통과로 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이번 장애인 탈시설지원법은 장애인의 지역사회 복귀를 위한 시발점이 될 것이다. 조직에 새로운 사람이 한 명만 추가돼도 전체의 분위기가 확 바뀐다.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 합류하며 그리게 될 한국사회는 이전과는 또 다른 한국일 것이다. 좋게 바뀔지 나쁘게 바뀔지는 이미 살고 있는 우리의 몫이 크다.

 

  공청회를 참관한 후에 오랜만에 국회에서 인턴기자로 일하고 있는 대학 친구를 만났다. 여운이 가시지 않아 감상을 나누려고 탈시설 관련 법안 공청회에 참석했다고 운을 떼니 탈의실 관련 법안이냐고 되물어왔다. 관심이 없으면 들리지 않는다. 관심이 없으면 왜곡되어 들린다. 꾸준한 관심으로 장애인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하지 않는다면 더 풍성해지고 다채로워질 수도 있을 한국사회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_김승지 (공감 27기 자원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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