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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노동자, 중고령 여성노동자, 비정규직·간접고용 노동자 등 노동권을 위협당하는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보장하고 이들에 대한 차별을 없애기 위해 상담, 소송,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제도 개선 및 연구 조사 등 다각적인 활동을 합니다.
더디더라도 반드시 바꿀 수 있다는 믿음, 경비원들과 함께 한 1년 반을 돌아보며 2015.12.10 17:12 3711
작성자 공감지기

 

공감은 2014년 5월부터 아파트경비원들의 노동인권을 지키기 위한 활동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아파트경비원은 노동법상 3중의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기간제와 파견근로라는 비정규직의 두 가지 굴레를 모두 지닌 채 심지어 감시단속적 근로자로서 근로기준법의 보호에서도 벗어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취약한 직종이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한국의 남성 고령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일자리입니다.

 

공감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경비원들이 일상적으로 겪고 있는 고용의 불안함과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부당한 해고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법률 지원을 해왔습니다. 동시에 경비원들의 모임을 만들기 위해 노원구의 지역 활동가들과 함께 꾸준히 노력해왔습니다. 경비원 모임을 통해 경비원들 스스로 자신들의 노동현실을 토로하고 나누며 연대할 방법들을 찾아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2015년 11월 현재, 지역 활동가들과 공감의 활동은 어느덧 1년 반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간 경비원 모임에 가입한 분들도 많이 늘었습니다. 올해 들어 자주 뵙는 분들끼리는 서로 반갑게 인사도 나누고 근로조건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레 나누기도 합니다. 1년 반 전 ‘이 나이 먹어서 무엇을 하겠나, 힘없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던 말들이 이제는 ‘얼굴 보니 반갑다, 이야기 들어줄 사람들이 있어서 참 좋다, 뒷사람을 위해서라도 경비원 모임에 자꾸 나와야 한다’는 말들로 바뀌었습니다. 최근에는 임금이 지급되지 않은 근로시간에 관한 증거들을 모아 오셔서 소송으로 다퉈보자고 제안도 하십니다. 어쩌면 경비원들의 인식이 바뀌어온 것이 1년 반 활동의 가장 큰 성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경비원들이 처한 어려운 근로조건, 비록 쉽게 되지는 않겠지만 분명 바뀔 수 있으리라 믿는 근거는 바로 경비원들의 인식변화에 있습니다.

 

 

 

지난 11월 12일과 13일, 노원노동복지센터에서는 오랜만에 대규모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경비원 모임에서 주최하고 노원지역 활동가들과 공감이 함께 준비한 자리였습니다. 이틀간 100여 명이 넘는 경비원들이 노원센터 교육장에 모여 1년 반의 활동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역 방송국이 간담회를 밀착 취재하였고 노원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우원식 의원과 장하나 의원이 참석하여 경비원의 이야기를 듣고 국회 차원의 노력을 다짐하였습니다. 간담회의 규모도 방송사의 취재도 국회의원들의 참석도 이례적인 일이었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은 경비원들의 현장발언이었습니다. 경비원들은 뜨거운 열기로 교육장을 메우고서 앞 다투어 자신들의 노동현실을 고발하였습니다. 모두가 유려한 말솜씨는 아니었지만 모두 호소력 짙은 이야기였습니다. 노부모를 여의었을 때조차 휴가를 받지 못했다며 어찌 동방예의지국이라 하겠느냐고 묻던 12년차 경비원, 명목상 휴게시간만 늘려 실질임금을 낮추고 있다고 또박또박 이야기하던 하얀 머리의 경비원, 그리고 입주자대표회의에 경비원 대표를 참가하게 해달라며 이것이 근로자의 권리 아니냐고 묻던 허리가 굽은 경비원까지. 가만히 앉아 경비원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필기하면서 점점 강해지던 생각은 하나였습니다. ‘반드시 바꿀 수 있다.’

 

이틀간의 간담회를 무사히 마친 후, 지역 활동가들과 가진 뒤풀이 자리에서는 모두가 신이 나고 즐거운 기분이었습니다. 소주잔이 여러 번 돌고 난 후, 그간 헌신적으로 활동해 온 노원노동복지센터의 센터장이 불콰해진 얼굴로 말합니다. “수영아, 지영이랑 너랑, 너네 만나 같이 한 것이 내가 제일 잘한 일인 거 같아.” 공감 활동의 보람은 아마 이런 시간에 있나 봅니다.

 

글 _ 김수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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