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습니다. 너무 적은 액수라 너무 부끄럽습니다. 월 만원으로 무슨 사업을 하라고 기부한 것은 전혀 아니구요. 마음 같아서는 더 기부를 하고 싶지만, 부끄럽게도, 몇 군데 기부를 더 하고 있는 관계로….. 제 수입이 많은 편도 아니고, 애도 둘이라… 많이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공익변호사>만큼 사회에 기여도가 큰 사업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공익변호사> 사업에 많은 기부를 하시고, 뜻있는 변호사님들도 많이 참여를 하셨으면 합니다.
아름다운 재단에서 많은 일을 하고 계시고, 그 많은 일들의 대부분은 국가적 시스템이 미처 작용하지 못하는 틈새를 메워주는 일종의 filling 기능을 수행하지만,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공익변호사 사업>은 국가적 시스템의 오류를 근본적으로 시정하는 작업으로 다른 사업과 현격한 차별성을 지니고 있다고 봅니다.
생활보호대상자들에게 아름다운 이웃들이 매월 얼마간의 금전적인 도움을 주는 것도 소중하지만, 그에 앞서 국가적 시스템을 고쳐, 그 얼마간의 금전적 도움이 국가로부터 공적인 시스템을 통해 주어진다면 그것이 보다 더 소중한 것이라는 소신을 저는 가지고 있습니다.
그분들에게 전자는 <내가 사회로부터 잊혀지지 않은 존재>라는 자각을 주고 후자는 <내가 국가로부터 잊혀지지 않은 존재>라는 자각을 주니까요.
예컨대 <배고픈 사람에게 생선을 이웃이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닌, <배고픈 사람에게 고기낚는 법을 국가로 하여금 가르치도록 독려하는> 소중한 작업이라 생각합니다. 모쪼록 <공익변호사> 사업이 모순된 공적 시스템에 채찍질을 가하는 소중한 사업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저로서는 오히려 공감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존경스럽습니다. 이러한 NGO 활동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는 저도 미루어 짐작하고만 있습니다. 물론 투철한 사명감으로 이 일을 하고 계시겠지만, 한 사람의 생활인이시고, 틀림없이 부모님의 기대도 남다르셨을테고, 아니면 누군가 소중한 사람과 가정을 꾸리고 계실지도(혹은 계획을 하고 계실지도) 모르는데, 사명감만으로 턱턱 숨이 막히는 현실을 감당하기에 얼마나 힘이 드시겠습니까?
어쨌든 얼마 안 되는 금액을 기억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몹시 부끄러움을 타는 성격이라, 낯선 사람과는 전화로 말도 잘 못하는 사람이라, 메일로 대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