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법률가들과 함께 인권, 법의지배, 공익변론을 이야기하다
9월 22일(일)부터 27일(금)까지 6일간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변협’)가 다년간 준비하고 주관한 세계변호사협회(The International Bar Association, 이하 ‘IBA’) 총회가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국제변호사단체인 이 협회 총회에는 6,000명이 넘는 국내외 변호사들이 참석했고 200여개 세션에서 1,000여명이 발표했습니다. 공감은 IBA가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과 법률가를 위한 국제인권매뉴얼을 발간하는 등 그동안 다양한 인권 증진을 위한 활동을 해왔음에 주목하고 최대한 국내외 변호사들과 인권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가지고자 했습니다.
9월 24일(화) “국제난민비자 및 이주난민아동 보호를 위한 모델의 신설”세션
황필규 변호사는 난민과 관련된 의무/책임 분담, 인신매매 억제 등에 비추어 국제난민비자 신설은 의미가 있지만 각 대륙이나 각국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살피지 않으면 현실에 기반하지 않은 이상적인 제안에 그칠 수 있다는 점, 외국인혐오, 인종주의와 인종차별의 문제를 지금보다는 좀 더 적극적으로 세계적인 차원에서 제대로 다루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9월 25일(수) “아시아 내 책임 있는 공급망 증진, 서구와 아시아 법률가의 연결” 세션
박영아 변호사는 기업의 초국경적 활동으로 발생하는 인권침해의 심각성과 그러한 인권침해의 예방과 구제를 위해 각국 시민 사회와 이해관계자를 연결하는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으며, 사건의 초국경적 성격으로 인한 관할권 문제, 사실조사의 한계, 구제를 받을 수 있는 기관의 부재(국내에서 유일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은 OECD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에 근거한 국내연락사무소(NCP) 진정절차인데 지금까지 별 실효성이 없었음)로 인한 권리 및 피해구제의 어려움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9월 25일(수) “반이주민 허위사실 적시에 대한 대응” 세션
황필규 변호사는 크루디 사망사건과 파리 테러사건에서 드러난 시리아 난민에 대한 한국정부의 이중적인 태도를 비판하고, 예멘난민상황에서 동원된 ‘가짜 난민’, ‘무슬림의 침공’, ‘여성과 아동의 안전 위협’, ‘국민의 일자리 탈취’, ‘국가예산 낭비’라는 언어들에 대해 평가했습니다.
9월 27일(금) “법의 지배 심포지엄: 변호사와 법관에 대한 박해 – 현장 사례로 보는 커지는 우려점” 세션
이탄희 변호사는 상대적으로 민주화되어 있다고 여겨지는 한국과 같은 국가에서도 변호사와 법관에 대한 구조적인 압박이 있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대법원장의 제왕적 권력과 피라미드 구조, 사법농단 사건 등에 대한 이탄희 변호사의 발표를 숨죽여 듣던 외국 변호사들은 연설이 끝나자 15초간 뜨거운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 변호사는 사법부라는 조직 자체의 독립보다 개별 법관과 재판의 독립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9월 27일(금) “법의 지배 심포지엄: 법률가 독립, 법의 지배, 사법접근권에 대한 위협에 대한 세계적 고찰” 세션
황필규 변호사는 외부로부터의 직접적인 공격이나 위협과 무관하게 변호사단체와 그 지도자들은 내적 독립을 지키고 있는지, 인권 옹호와 관련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비판적인 발표를 했습니다. 법률가 탄압, 사회적 인권 침해에 대해 많은 경우 법률가 대부분은 침묵하거나, 소극적으로 반응하거나 공권력의 행태와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는 저을 지적하고 세계변호사협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9월 27일(금) “세계공익변호사의 밤” – 특별행사
지난 9월 27일, 공익변호사뿐만 아니라 프로보노 활동에 참여하거나 관심이 있는 모든 변호사를 대상으로 하는 “세계 공익변호사의 밤”이 서울에서 열린 세계변호사회(IBA) 연례총회를 맞아 함께 개최되었습니다. 공감 국제인권센터는 행사의 기획 단계부터 준비위원회로 함께 하였습니다. 특히 공감의 염형국 변호사는 발제자로, 박예안 변호사는 사회자로 참여하며 공익변호사의 역할과 가능성에 대해 함께 나누는 뜻깊은 시간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마치는 글)
9월의 마지막 한 주, 공감은 전 세계 변호사가 모이는 자리에서 구성원 저마다의 전문성을 살려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습니다. 덕분에 조금 더 많은 법률가가 인권에 대해 생각해보고 관심을 두게 되었으리라 믿습니다. 함께 가는 길이 조금 더디다 해도, 함께이기에 그만큼 더 멀리 갈 수 있음을 늘 마음에 지니고 오늘도 공감의 구성원 모두는 차이와 다름이 존중되는 사회를 위해 함께 나아갑니다.
글 _박영아, 박예안, 이탄희, 황필규
박예안
- 이전글 : 세계한인법률가회와 공감 그리고 공익변호사
- 다음글 : 한국의 다니엘 블레이크를 변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