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위험, ‘원전’ 그것이 알고 싶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에 대한 안전 문제는
끊임없이 대두되어 왔습니다. 원전 사고 이후 일본의 상태는
어떠한지, 우리나라의 원전은 과연 그러한 사고들로부터, 혹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전반적인 국민의 생활에 있어
안전한지 등 여러 가지 질문들을 모두가 한 번 즈음은 해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찾아보기
이전에는 그에 대한 답을, 그리고 그와 관련된 정보를 쉽게 얻기가 어렵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공감 월례포럼을
준비하였습니다.
처음 원전과 관련된
주제를 다루어야겠다는 결정 이후, 준비팀 역시 상당한 노력을 들여 리서치와 공부를 하여야 했습니다. 준비 당시 개최된 환경 영화제에서 상영한
원전 관련 영화를 보고 영화 상영과 감독과의 대화를 추진하려는 노력도 있었고, 원전과 관련된 활동을 하시는 분들의 인터뷰 혹은 글을 찾아서
읽거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찾아 듣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월례포럼의 취지에 맞는 형식을 결정하기 위하여 노력하였습니다. 그 결과로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이자 경주 환경운동연합 연구위원장이신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님과,
에너지대안포럼 위원이자 환경운동연합의 양이원영
처장님을 모시고 원전과 관련된 유익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월례포럼을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 김익중 교수(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 경주 환경운동연합 연구위원장)
포럼은 먼저 김익중 교수님의
원전과 건강 문제에 관한 강연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강연은 크게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원인과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그리고 한국에서의 탈핵
가능성 두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원전의 구조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경위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사고 당시 원전 내부의 핵연료 봉이 녹아 땅을 뚫고 내려갔는데, 이것이
지하수에 닿아 오염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40년만에 이를 모두 정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적어도 60년에서 100년동안 오염된
물이 지속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추측됩니다. 따라서 일본으로의 여행도, 일본산 식품의 섭취도 위험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특히 명태, 고등어, 대구
등의 해산물은 피하는 것이 피폭을 피할 수 있는 방법임이 매우 강조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는 적은 양의 방사능에의 노출은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암, 유전적 변이, 배아 성장 저하 등의 질병은 역치값 이상일 경우 발생하는 백혈구 감소, 폐렴, 백내장, 화상 등의 질병과는 달리
적은 양의 피폭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 김익중 교수와 청중
전세계적으로 원전 사고는 그
개수가 많은 나라부터 발생하고 있습니다. 10년 이후에는 원전 개수가 세계 3등을 기록할 우리나라가 주의 깊게 보아야 할 사실입니다. 또한,
후쿠시마에 존재하는 10개의 원전 중 30년이 넘은 노후 원전에서만 사고가 일어났는데, 이는 노후 원전의 위험성이 매우 큰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핵사고를 막으려면 원전의 개수를 줄이고, 노후 원전을 닫는 것, 즉 탈핵의 방향으로 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비율이 매우 낮습니다. 하지만 해외 사례들은 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이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세계적 추세를 따른다면 우리나라 역시 탈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짧지만 풍부한 강연이 끝났습니다.
▲ 양이원영 처장(환경운동연합, 에너지대안포럼 위원)
양이원영 처장님은
사용 후 핵연료, 그리고 에너지
정책에 대한 강연으로 포럼을 이어나가 주셨습니다. 사용 후 핵연료의 반감기는 최소 10만년, 최대 100만년
입니다. 우리나라는 이를 물 속에 보관하여 방사능을 차단시키지만 이는 완벽한 방법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원전 사용 후, 핵폐기물에 대한 책임을
지지 못하고 있으며, 실상 책임질 수 없는 것입니다. 실제로 포럼 하루 전(7월 5일)에 울산에서 발생한 지진 때문에 원전과 방폐장 인근 주민은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이후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의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도부터 전기요금이 폭락하여 사용이 급증하였습니다. 원래대로라면 공장에서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모터여야 하지만, 전기요금의 하락으로 현재 난방, 가열, 건조 등 전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될 부분에서 전기가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기술은 계속 발전하기 때문에 에너지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에너지기본계획에서는
지속적인 상승 곡선을 그리는 수요예측을 상정하여 전기의 비중을 늘리고 있습니다. 이는 실제 상황과는 상반되는 예측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재생에너지의 상용 가능성에 대하여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독일과 포르투갈의 사례 등에서 우리는 재생에너지의 효율성과 빠른 도입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 유치를 통하여 우리나라 역시 재생에너지 도입을 통한 탈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처장님께서는
열정적인 강의를 마치셨습니다.
▲ 청중과의 소통, 질의응답 시간
강연 이후, 포럼이 시작되기
전, 그리고 쉬는 시간에 청중들로부터 받은 포스트잇 질문을 답하는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김 교수님과 양이 처장님은 두 분의 강연에의
보충, 혹은 더 나아간 심도 있는 답변을 주셨습니다. 또한, 강연에서 언급하지 못한 부분을 질의응답을 통하여 더 자세하게 다룰 수 있는 기회도
있었습니다. 원전이 우리 일상에 미칠 수 있는 영향, 정책적인 측면, 과학적이고 전문적이어서 쉽게 알 수 없는 부분에 대한 궁금증을 모두
유쾌하고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포럼에 앞서 두 분이 함께하신 인터뷰와 팟캐스트 등에서 보여주신 환상의 호흡을
월례포럼에서 역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한 번 즈음은 모두
생각해보았지만, 그저 그렇게 넘겼던 원전과 관련된 문제들을 짚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두 연사님들의 열성적인 강연과 유쾌한 질의응답
시간을 통하여 넘치는 정보를 얻어갈 수 있어 매우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두 연사님께서국민으로서 원전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강조하신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바로 원전에 대한 관심, 그리고 그 관심을 토대로 유권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입니다. 투표를 통하여
우리 모두 원전 문제에 대하여 경각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를 바꿀 의지를 충분히 가진 사람들을 우리의 대표로 결정한다면 머지않아 핵의 위험에서
자유로운 대한민국에서 살 날이 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_이세영 (공감 23기 자원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