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피해자 지원법 개정을 위한 정책간담회
세월호 참사의 피해자들
세월호 참사로 인한 피해자 범위는 어디까지일까요. 참사 현장에 누구보다 가까이 다가갔고 국가의 역할을 대신했던 민간 잠수사들은 여전히 신체적 부상과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참사 이후 오늘까지 진도의 어민들은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단원고의 다른 교사들과 학생들 역시 동료와 친구들을 잃은 충격을 쉽사리 극복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세월호 피해지원 특별법은 이들을 지원해야 할 피해자로 보지 않았습니다. 오직 세월호에 승선했던 사람들과 그 가족들만을 피해자로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세월호 피해지원 특별법 개정안, 이른바 김관홍법 발의
피해자의 범위를 넓혀 이제라도 국가가 너른 범위에서 피해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 416연대와 공감은 특별법에서조차 호명되지 못한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입법 활동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국회는 직접적인 피해만을 지원해 온 선례에 반한다는 이유로 개정안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 개정안이 발의되었던 계기는 고 김관홍 잠수사의 죽음이었습니다. 국가로부터 버림받았다는 회한과 울분을 이기지 못하면서도, 희생자 및 유가족들 앞에서 어찌 자신의 힘겨움을 말할 수 있겠냐 묻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던 그가 속으로 병들고 지쳐 삶을 버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충격과 반성 속에 피해자 범위를 확대하자는 개정안이 마련되었고, 이른바 ‘김관홍법’이라는 이름으로 발의되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발의 이후 별다른 논의조차 하지 못한 채 막연한 계류 상태에 머물러 왔습니다.
피해자들이 처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호소한 정책간담회
지난 2월 2일, 임시국회를 앞두고 답보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뜻있는 의원들이 공동주최하는 ‘세월호 피해지원 특별법 개정을 위한 정책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진도의 어민들과 생존자 가족들, 그리고 민간 잠수사들은 그동안 차마 말하지 못했던 아픔들을 토로하였습니다. 특히 민간 잠수사들은 처음으로 수색·구조 당시의 일기와 영상들을 세상에 내놓으며, 세월호에서의 부상을 이유로 산업잠수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배제되고 있음을 증언했습니다. 간담회장에는 안타까운 탄식이 흘렀습니다. 이후 국회의원들은 입법 의지를 밝히며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하였습니다. 관계부처인 해수부 역시 개정에 대한 그간의 부정적 의견을 다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하였습니다.
마침내 2월 임시국회에서 국회는 김관홍법을 대안 의결하였습니다. 수정 의결된 법안은 비록 내용적으로 모든 피해자들을 폭넓게 다루지 못하고 민간 잠수사들의 추가 피해에 대한 보상의 근거를 마련한 정도에 그쳤다는 한계는 있습니다만, 그래도 중요한 변화가 생겨난 셈입니다. 비로소 민간 잠수사들이 세월호 피해지원 특별법 상 지원 대상으로 명시되었고, 피해보상심의위원회를 통해 추가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기 때문입니다.
피해자들의 삶 속에 구체적인 변화가 실현되기를
아직 끝난 것은 아닙니다. 이번 개정안 의결 과정에 누락되었던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2기 특조위의 활동 속에 담아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또한 민간 잠수사들의 경우에도 실질적 피해보상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특별법에 따른 심사과정 대응이 중요할 것입니다. 어렵게 마련된 변화의 단초를 피해자들의 구체적인 삶에서 실현하기 위해, 공감은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글 _ 김수영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