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코로나19와 인권: 한일공익변호사들이 말한다
인권문제와 관련된 일본변호사들과의 교류는 공감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있어왔습니다. 이주민, 난민, 조선적 등의 인권문제, 노동문제 등 그 분야도 다양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공감의 조직과 운영방식 등을 자세히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아직까지 일본에는 존재하는 않는 공감과 같은 형식의 비영리 공익변호사 단체의 설립을 꿈꾸고 이를 실행에 옮기려는 일본변호사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러한 흐름의 일환으로 일본의 변호사들과 공감 등 한국의 공익변호사들이 주축이 되어 상호교류 프로그램의 구상하고 재정을 확보하고 구체적인 사업을 진행하려고 하던 차에 코로나19가 터졌습니다. 상호방문이 프로그램의 주 내용을 이루고 있던 터라 사업계획을 재구성하기 위한 진지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4월 23일 화상회의 끝에 양국 변호사들의 공히 관심을 갖고 접하고 있는 코로나19와 인권을 주제로 한 웹세미나를 주최하기로 하기로 했습니다.
5월 15일 약 140명이 참가한 가운데 웹세미나가 개최되었습니다. 발표주제와 발표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인권 (차별과 혐오, 사회적소수자, 격리등 강제조치, 생계곤란 등)
일본: 사토아키코 변호사 (코토노하 종합 법률 사무소)
한국: 서채완 변호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2. 노동 (해고, 무급휴직, 비정규차별 등)
일본: 카와카미 요시히토 변호사 (와세다 리걸커먼즈 법률사무소)
한국: 윤지영 변호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특히 공감의 윤지영 변호사는 “코로나19로 인한 노동 현실과 정부 정책의 검토”를 주제로 하여 집장갑질119의 코로나 특별대책반 활동(이메일 및 실시간 채팅 상담, 매주 보도자료 배포, 실태조사, 정보제공 등)을 자세히 소개하고, 통계상, 그리고 실태조사를 통해 드러난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설명했습니다. 또한 사업주 중심의 고용정책을 비판하고 고용노동 정책에 대한 인식 개선과 근본적이고 전면적인 노동정책이 필요함을 강조했습니다.
이 행사 전체를 주도한 구량옥 일본변호사의 사회로 진행되었고 한국과 일본의 변호사들 외에도 인권활동가들, 교수들, 기자들이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양국의 상황과 다양한 법적 쟁점, 그리고 시민사회, 공익변호사들의 대응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당장 실천적인 고민을 나누거나 함께 활동할 수 있는 공간들도 눈이 띠었습니다. 행사의 성공에 힘입어 더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교류, 실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발전시켜나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아래는 위 행사의 맺음말입니다.
“15년전, 처음으로 난민소송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사실관계와 쟁점이 거의 동일한 사건에서 난민신청자가 승소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본 변호사님과 연락이 되었고 소송서류 일체, 라면박스 두 박스 분량의 서류를 보내주셨습니다. 일부 서류를 번역해 증거로 제출했고 승소했습니다. 일본 변호사님 덕분에 난민소송에서 승소한 최초의 한국변호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인권문제와 관련하여 많은 일본과 한국 변호사님들이 도움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위기이지만 기회이기도 합니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거리를 두어야 하지만, 멀리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온라인을 통해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주제에 대하여 다양한 일본과 한국의 변호사님들이 실질적이고 실천적인 논의와 협력을 이어나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오늘 세미나를 준비해주신 일본과 한국 변호사님들께 감사드리고, 오늘 참석하신 모든 분 한분 한분이 이런 세미나와 관련 활동을 만들어가는 주체가 되어주실 것을 요청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