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에게도 똑같이 퇴직금을 지급하라! – 이주노동자 출국 후 퇴직금 지급제도 폐지를 위한 공동 행동
이주노동자 출국 후 퇴직금 지급제도 폐지를 위한 공동 행동
오는 7월 29일부터 한국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는 출국하기 전까지는 퇴직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주노동자는 퇴직금에 해당하는 것으로 출국만기보험금을 받는데, 개정된「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은 출국만기보험금의 지급 시기를 ‘출국한 때로부터 14일 내’로 명시한 것이다.
개정된 내용에 따르면, 도중에 직장을 변경한 이주노동자라도 체류기간의 만료로 출국할 때까지는 이전 직장에서 발생한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 법적으로 이주노동자는 3년 (연장할 경우 4년 10개월) 한국에 체류하게 되는데 예컨대 입국한 날로부터 1년 뒤 사업장을 변경한 이주노동자는 최대 3년 10개월 후에야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사용자의 보험료 미납 등으로 퇴직금을 못 받는 경우에도 이를 받기가 불가능해진다. 대한민국을 떠난 상황에서 못 받은 퇴직금을 다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일한 대한민국 국민이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귀국한 때에는 그 임금을 받기가 매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다. 뿐만 아니다. 출국만기보험금은 실제 발생하는 퇴직금보다 액수가 적어서 그 차액을 사용자가 지급하도록 시행령에서 정하고 있는데, 이제는 그 차액도 받기 어려워진다.
도대체 왜 이런 법이 만들어졌을까. 이 법을 발의한 새누리당 김성태, 김학용 의원의 발의안 원문에는 이렇게 기재되어 있다.
“체류기간이 만료되어 출국해야 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출국만기보험금 등을 수령하고도 출국하지 않아 불법체류자가 급증하고 있으므로 이를 줄이기 위해 출국만기보험금 등의 지급 시기를 출국한 때부터 14일 이내로 명확히 규정하려는 것임”
전체 이주노동자를 예비적 범죄자로 취급하지 않고서야 이러한 발상이 나올 수 없다.
퇴직금은 퇴직 후의 생계를 유지하게 해 주는 가장 큰 재원이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구직 활동을 하는 이들에게 퇴직금은 실업보험으로서의 기능도 가진다. 근로 관계가 종료된 후에도 퇴직금이 신속하게 지급되지 않는다면 퇴직 노동자 및 그 가족의 생활이 곤란하게 될 수 있고 시간의 경과에 따라 퇴직금의 지급에 불편과 위험이 따를 우려가 있기 때문에, 퇴직급여보장법과 근로기준법은 퇴직일로부터 14일 내에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정된「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은 출국 시를 기준으로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가에 의한 사실상의 강제 저금 또는 퇴직금 압류를 합법화하여, 퇴직 노동자 및 그 가족의 생계 보전이라는 목적과 기능을 가진 퇴직금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차별적 행위다.
이에 공감은 지난 4월부터 이주노동자들 및 이주인권단체들과 함께 법률 개정안 발의, 서명 운동, 법률 재개정을 요구하는 국회 앞 1인 시위, 고용노동부에 대한 항의 의사 전달, 집회 및 시위 등의 공동행동을 해 오고 있다. 또한, 지난 5월 8일에는 위헌적 규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고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이주노동자 출국 후 퇴직금 지급제도가 폐지될 때까지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 1인 시위중인 윤지영 변호사
– 법률 재개정을 요구하는 이주민과 이주민인권단체활동가들이 진행하는 국회앞 1인시위는 2014년 5월 12일(월) 1차 시위를 하면서 7월 말까지 매주 월-금요일 12시-13시까지 합니다.
– 제도의 재개정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on-off line별로 광범위하게 전개합니다.
(on line 서명사이트 www.migrantwin.org)
글_윤지영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