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다문화교육 및 다문화 정책 대만 현지조사 진행
다문화교육 및 다문화정책에 대한 대만 현지조사
-소라미(공감 변호사)-
지난 5월 4일부터 6일까지 다문화 교육사례 및 다문화 정책 현지조사를 위해 대만의 타이뻬이로 출장을 다녀왔다. 현지조사는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김현미 교수님이 연구책임자로 한국여성연구원의 김영옥 교수님과 이주여성인권포럼의 김민정 선생님이 공동연구자로 진행되었다.
현지조사 첫날에는 대만의 원주민과 이주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코딜레라 데이(Cordillera Day) 행사에 참석하였다. 코딜레라 데이는 필리핀의 코딜레라 지역에서 환경파괴적인 대규모 댐 건설에 대항한 원주민 운동에서 기원되었다고 한다. 대만의 이주 인권 및 환경 활동가들이 필리핀의 코딜레라 지역의 원주민 운동에 연대하며 대만 자체적으로 매년 기념 행사를 가져왔고, 올해로 24회를 맞이하였다고 한다. 일체의 정부 지원을 받지않고 NGO 자체 예산만으로 기획 준비된 코딜레라 데이 집회는 소박하였지만 대만 사회 소수민족의 다양한 문화공연과 인권 다큐멘터리 상영, 시낭독 등으로 다채롭게 구성되어 다문화축제다웠다.
둘째날은 대만 결혼이주자 자조조직인 TASAT(Trans Asia Sisters Association, Taiwan)을 방문하여 어떻게 그녀들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이야기하게 되었고, 함께 할 수 있게되었는지에 대하여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다. 현재에는 3개년 교육 과정을 거쳐 20여명의 결혼이주여성들이 다문화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마침 방문 당일 오후에 10년차 결혼이주자인 베트남 출신 여성과 태국 출신 여성이 야간시민대학으로 강의를 나간다고 하여 참관할 기회를 얻었다. 30여명의 수강자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남편과 대등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갈등하고 협상했는지,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이주노동자 현실이 어떠한지, 이주자에 대한 대만 사회 법제도 현실이 어떠한지 때로는 웃음을 자아내며, 때로는 눈물을 지으며 2시간여 강의를 이어나가는 그녀들의 당당한 카리스마에 압도되었다.
셋째날은 대만 이민청의 정책 담당자를 만났다. 때마침 대만사회에서는 얼마전에 이민법 개정이 있었다고 한다. 개정 내용 중에는 영리 목적의 국제결혼 중개 행위를 전면 불법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여 흥미로웠다. 얼마전 우리나라에서도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이 통과되어 시행을 앞두고 있던 터라 더욱 관심이 갔다. 우리 법은 국제결혼중개업을 ‘등록제’로 규정하고 행정적 관리규제를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일각에서는 인신매매적인 국제결혼중개업체를 합법화, 양성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존재하는 측면에서 대만의 국제결혼중개업 전면 불법화 정책은 대조적이었다. 앞으로 대만사회와 한국사회에서의 서로 다른 법제도 하에서 국제결혼의 양상이 어떻게 변화해갈지 궁금해졌다.
한국사회에서도 조만간 대만 TÅSÅT과 같은 결혼이주자 당사자 조직이 만들어질 날을 꿈꾸워본다. 그렇지만 수년간 이주연구자와 이주인권활동가들의 헌신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TASAT이 존재 가능하였다는 지점은 100만 이주자, 10만 결혼이주자라는 한국사회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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