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감

# 이주와 난민

인터뷰 /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난민 전문 변호사의 눈으로 본 ‘제주 예멘 사태’

 

[인터뷰 제2공장]

난민 전문 변호사의 눈으로 본 제주 예멘 사태

황필규 변호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김어준: 난민 문제, 어제도 팩트체크 해 봤고요. 오늘은 시스템적인 관점에서 한번 이 문제를 다뤄보겠습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황필규 변호사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황필규: 안녕하세요.

 

김어준: 난민 관련 활동하신 지가 얼마나 되셨다고요?

 

황필규: 14년 정도 됐습니다.

 

김어준: 14. 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신 겁니까.

 

황필규: 원래 이주민 문제에 관심을 가지다가 난민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요.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는 분들이라는 생각에서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김어준: 우리나라도 난민법이 있잖아요.

 

황필규: , 난민법 있습니다.

 

김어준: 여기 핵심 내용이 뭡니까?

 

황필규: 난민협약상 난민을 보호하게 되어 있는데 저희가 난민 협약을 가입하면서 난민 지위를 어떤 절차를 통해서 부여할 거냐. 그리고 난민 지위가 되면 어떤어떤 처우가 이루어져야 하는 이런 전반적인 절차와 어떤 실체적인 내용들을 난민법에 담고 있습니다.

 

김어준: 이 난민법의 내용은 사실 세계적으로 유사합니까? 그러니까 난민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그렇죠. 그리고 이 난민협약에 가입한 나라들은 대부분 이런 법이 있을 거 아닙니까?

 

황필규: 그렇습니다.

 

김어준: 그 법의뭐랄까요. 내용이 비슷비슷합니까?

 

황필규: 크게 보면 어떤 형식적으로는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과연 그 실질적으로 예를 들면 절차의 공정성이나 투명성이라는 측면이랑 그다음에 어떤 난민이 인정됐을 때 혹은 난민 신청자의 지위에 있을 때 어떤 지위가 부여 되느냐 이런 부분에서는 굉장히 다른 나라에 비교해서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김어준: 그러니까 법안의 꼴은 유사한데 실제 적용되는 것에서는 그런 얘기하잖아요. 우리가 인정 비율이 대단히 낮다. 비슷한 법안을 가지고 적용하는 것도 굉장히 엄격하게 한다는 얘기죠?

 

황필규: 그렇죠.

 

김어준: 다른 나라보다. 그래서 이 진짜 난민, 가짜 난민 논란이 있고 가짜 난민 얘기도 하는데 우리가 이 법을 적용한 과거의 전례로 볼 때 가짜 난민이 이걸 통과할 확률이 있습니까?

 

황필규: 거의 없다고 보여집니다.

 

김어준: 그러니까 워낙 인정 비율이 낮아서.

 

황필규: 그렇죠. 그러니까 비율이 낮은 문제도 있지만 어떤 절차 자체가 굉장히 잘못되어 있다. 예를 들면 이의신청 제도만 하더라도 실질적인 내용. 이의신청 한 사람들이 제출한 내용을 위원들이 보는 게 아니라 그것을 요약하고 의견서를 첨부한 어떤 공무원들의 자료를 보고하루에 몇 십 건씩을 처리하는 그리고 그 위원들 자체도 다른 나라 같은 경우에는 다 전문가들인데 한국은 정부위원 반, 민간위원 반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사실 전문가는 한두 명에 불과하고 심지어는 국정원 방첩단장도 난민 이의신청절차에서 심사를 하는 굉장히 엽기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김어준: 국정원 방첩단장이 거기 왜 나옵니까?

 

황필규: 테러를 방지하고자 함인데 저는 어떤 당연히 테러는 방지되어야 하고 신원조회나 이런 건 별도로 이루어질 수 있다라고 보여지는데 마치 한국 사람들 뭐 강력범죄율이 1%라고 해서 모든 재판에서 범죄자를 가리기 위해서 배석 중의 1명은 국정원에서 파견해야 한다라고 얘기하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

 

김어준: 그러니까 이때까지 국내 난민 관련 종사 전문가들이 해 왔던 얘기는 가짜 난민 문제가 아니라 진짜 난민을 왜 다 쳐내느냐 이거였잖아요.

 

황필규: 맞습니다.

 

김어준: 진짜 난민들이 있는데 이 난민들을 명백히 난민인데 우리가 인정해 주지 않고 있다.

 

황필규: 맞습니다.

 

김어준: 전 세계적 기준으로 볼 때 너무 인정비율이 낮다. 다른 나라, 전 세계 평균이 30%대라면서요?

 

황필규: .

 

김어준: 그러니까 이 문제가 난민 문제가 불거지면 난민의 인정비율이 너무 낮다고 문제 제기가 돼야 되는데 거꾸로 가짜 난민 얘기가 나와서 당황하셨겠어요.

 

황필규: 굉장히 당황스럽죠.

 

김어준: 현실과 전혀 상반된 이야기를 하니까.

 

황필규: 맞습니다. 사실은 오히려 법무부 관계자분들도 물론 주로 남용을 내세우면서 어떤 책임을 회피하기는 하지만 또 개별적으로 말씀을 나눠보면 불가능하다. 이 시스템에서 그 난민들을 다 심사하는 게 인력 예산 면에서도 굉장히 불가능하고 그런 말씀들을 많이 하십니다.

 

김어준: 우리가 난민을 수용하는 정도, 좀 수치가 와 닿게 비교해 주시면 어떻습니까?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황필규: 예를 들면 작년에 나온 UN난민기구의 통계에 의하면 인구 1000명당 저희가 흔히 생각하기에 우리 땅덩어리도 좁고 인구도 많다 이런 말씀들을 하실 수도 있는데 인구 1000명당 난민 수용률이 전 세계 139위입니다.

 

김어준: 우리나라가.

 

황필규: . 어떤 저희 경제력이나 어떤 위상

 

김어준: 경제력은 10위권인데 그렇군요. 난민 관련해서는 139.

 

황필규: 그렇고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예를 들면 일본 같은 경우 돈으로 때운다, 이런 표현들을 많이 하시는데 한국 같은 경우 어떤 국내 난민뿐 아니라 외국에 있는 난민들을 지원하는 부분에서도 굉장히 좀 인식한 면이 분명히 있고요. 그래서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 걸로 저희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김어준: 그러니까 지금까지 우리가 난민 관련해서 문제 삼아왔던 것은 진짜 난민을 제대로 심사를 거치지 않고 기회를 주지 않아서 굉장히 난민 인정 비율이 낮고 우리 경제 수준에 비해서 전 세계 꼴찌 수준의 난민 수용국가다, 이걸 문제 삼았는데 갑자기 난민이 우리나라에 몰려들고 아무런 기준도 없는 것처럼 잘못된 정보가 갑자기 유통되기 시작했는데.

 

황필규: 맞습니다.

 

김어준: 그렇지 않습니까? 그래서 난민 혐오가 갑자기 제가 보기에는 조직적으로 유포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 우리 정부가 잘못 대응한 게 있습니까, 혹시?

 

황필규: 말씀하신 대로 저는 그게 꼭 혐오만 있는 건 아닌 것 같고요. 당연히 어떤

 

김어준: 정상적인 우려도 있죠, 당연히.

 

황필규: 당연히 어떤 새로운.

 

김어준: 그런데 정상적인 우려를 이런 혐오로 이끌고 가려고 하는 노력이 있는 것 같아요.

 

황필규: 예를 들면 그런 거죠. 어떻게 보면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뭔가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니까 범죄의 우려가 있다라고 얘기를 했을 때 정부의 대응은 맞아요, 범죄우려 있어요. 그래서 특별순찰 돌게요라는 식으로 대응을 했더라면 사실은 굉장히 잘못된 대응인 거죠. 어떻게 보면 그 우려를 혐오로 어떻게 보면 확인해 주고 잘못된 선입견, 편견을 사실로 만들어 주는 방식이었다라는. 그게 아니라 대한민국은 안전사회를 지향하고 내외국인 차별 없이 치안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오히려 이런 입장을 표명하는 게 어떻게 보면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었다고 보여지는 거죠.

 

김어준: 그런데 그게 그렇게 난민에 우호적인 여론을 초반부터 뭐랄까요. 온라인상에서 말도 안 되는 행위라고 일축시키는 그런 게시물들이 많이 돌았기 때문에 언론도 정부도 여기 이 여론의 눈치를 봐왔던 것 같아요. 그런데 14년간 이 문제를 다뤄왔던 분으로서 그러면 이 예멘 난민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하는 겁니까?

 

황필규: 일단은 저는 정부가 출도제한이라든지 굉장히 당황하고 그래서 했던 조치들이 분명히 문제가 있었던 것은 맞고요. 마치 예전에 시리아 난민들 처음에는 시리아 난민 보호하고 있다고 자랑하다가 갑자기 파리 테러 나고 나서 공항에 사실 법적 근거도 없이 가두는 식으로. 그러니까 그 당시 시리아 난민을 인천공항에 가뒀다면 이번에도 당황해서 어떻게 보면 예멘 난민들 제주도에 가두려고 했던. 굉장히 어떻게 보면 불합리한 조치들이 이루어졌던 건 분명한 것 같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할 것 같고요. 다만 이게 어떻게 보면 위기이기도 하지만 그 위기를 기회삼아서 발전적인 어떤 조치들을 취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여지고요. 그랬을 때 과연 우리나라 위상에 걸맞게 어느 정도의 어떤 어느 정도 규모의 그리고 어느 정도의 어떤 절차적 투명성이나 공정성을 갖추고 제대로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같고요.

 

김어준: 이번 기회에 그렇게 극우적인 과장도 존재하지만 실제 우려도 있잖아요. 우리가 이런 난민문제에 익숙하지 않고.

 

황필규: 그렇습니다.

 

김어준: 그래서 실제 우려도 있으니까 그 우려가 있는 만큼 제도를 제대로 정비해서 지금까지 답답해하셨던, 14년간. 그걸 이번에 개선할 기회가 되기도 하는 거 아닙니까?

 

황필규: 맞습니다. 그래서 신속절차를 얘기를 하는 데 예를 들면 추가인력 투입을 얘기하는데 그러면 다른 지역의 인력을 투입하면 다른 지역에서 예를 들면 절차가 지연되는 거고요.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인력이면 전문성이 없어서 부실화되는 거고요. 그래서 굉장히 대책이라는 게 정말 너무 일시적인 대책들이 이루어지는데 그게 아니라 그러면 전체적으로 뭐가 문제였고 반성할 건 반성하고 또 개선할 건, 개선요구를 할 것은 요구를 하는 식으로 될 필요가 있는 것 같고요.

 

김어준: 오히려 이번에 심사를 엄격하게 하기 위해서 예산도 인력도 더 투입하겠다, 이러면 되겠군요.

 

황필규: 그런데 저희가 말씀드리는 건 사실 법무부랑도 계속 그동안 대화를 해 왔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인력예산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되려면 절차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바꿀 것인가에 대한 좀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한데 인력예산만을 얘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판단이 있는 거죠.

 

김어준: 그러니까 논의의 기회로 삼아야 된다. 오늘은 여기까지 짚어보겠습니다. 황필규 변호사였습니다 

 

[인터뷰 원문 보기]

 

공감지기

연관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