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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 사회적재난# 세월호참사# 재난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2014년 4월 16일, 열 번째 봄이 지났지만 우리의 4월은 여전히 그날 그곳에 있습니다. 세월호참사 10주기를 맞아 전국 곳곳에서 기억하기 위한 행사들이 기획되었습니다. 저는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함께 세월호참사 10주기를 보냈습니다. 그 모습을 전해드립니다.

[장면 1]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 – “우리처럼 오래, 우리만큼 깊이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함”

봄이 찾아오기 시작한 3월 말,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를 찾았습니다.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 설립 이후 첫 방문이어서 노란색 프리지아를 사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 는 국내 최초로 재난피해자들의 권리 증진을 주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입니다. 삼풍백화점 붕괴참사(1995),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참사(1999), 인천 인현동 화재참사(1999), 대구지하철 화재참사(2003), 가습기살균제참사(2011), 7.18공주사대부고 병영체험학습 참사(2013), 4.16세월호 참사(2014),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참사(2017) 등 8개 재난 피해자들이 연대하여 2023년 12월 16일 피해당사자 단체인 ‘재난참사피해자연대’를 발족했고, 2024년 1월 31일 4.16재난 부설로 권리옹호단체인 재난피해자권리센터를 만들었습니다. “우리처럼 오래, 우리만큼 깊이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함”으로 센터는 활동을 시작했고, 사각지대에 놓인 재난피해자를 지원하고 재난피해자 중심의 접근을 통해 재난피해자들의 권리증진과 정책 및 제도 변화, 시민의식 개선을 추진하여 재난피해자들의 사회적 치유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장면 2] “520번의 금요일 그리고 봄”(세월호 10주기 기록집 특별기획전시)

센터에 들어서자 입구에서부터 노란빛 작품들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520번의 금요일”, “봄을 마주하고 십 년을 걸었다” 라는 기록집을 주제로 한 전시로 센터 벽면이 가득차 있었습니다.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10년 동안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였습니다. 그중에 눈에 띈 것은 세월호 기록집 <520번의 금요일> “차이”에서 발췌한 단원고 생존자의 글을 생존자의 목소리와 함께 볼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작품에는 10.29 이태원참사 생존자와의 연대에 대한 내용도 담겨 있었습니다. 

“그는 10.29 이태원참사와 4.16 참사의 닮은 점을 보면서 이 사회에 질문을 던지기 위해 여러 번 인터뷰를 했다. 그리고 이태원참사의 생존자를 만났다. 죄책감에 시달리는 참사 생존자에게 세월호 생존자인 그가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그는 울고 싶으면 울어도 된다는, 줄어들지 않는 죄책감의 무게를 이해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 잊지 않기 위해 그가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 활동을 하듯이 그는 참사의 피해자이자 시민으로서 이태원참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우리 사회는 이들이 던지는 질문을 제대로 받고 있을까요, 그리고 어떻게 응답해야 할까요. 

[장면 3] 방치된 참사, 국가란 무엇인가 (온전한 애도와 기억을 위한 토론회)

저는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기획된 온전한 애도와 기억을 위한 토론회에서 “애도와 진상규명”에 대한 발제를 하였습니다.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에서 기획한 토론회로 여러 참사에서 국가의 역할을 무엇이었으며, 국가는 무엇을 방치함으로써 진정한 애도를 가로막았는지 등을 되돌아보고 진정한 애도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공감은 10.29 이태원 참사에서의 진상규명활동을 통해 바라본 “애도와 진상규명”의 내용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토론회에는 용산참사, 세월호참사, 10.29 이태원참사 활동가들이 참여했는데, 각자의 발표를 듣고 나서 애기를 하다보니 참사에서 국가의 무책임과 무능이 너무나 닮아 있어 놀랍고 슬펐습니다. 국가는 책임을 회피하며 방관했고, 책임자들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했습니다. 진상규명과 애도를 외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소외되었습니다. 세월호참사를 통해 우리 사회는 재난참사의 고통과 슬픔을 함께 겪고, 생명과 안전의 의미를 되새겼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국가는 10.29이태원참사, 오송지하차도참사를 막지 못했으며, 참사 이후 피해자들을 대하는 국가의 태도는 더 영악해지고 교묘해졌습니다. 공감은 10.29 이태원 참사 이후 국가의 부재를 상기하며 “참사 당시 국가는 어디 있었나”를 외쳤습니다. 그러나,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다르게 물어야 할 것 같습니다. “10년 동안 국가는 어디 있었습니까”. 

[장면 4]  “4.16 기억문화제 진실·책임·생명·안전”

4월 13일 토요일 서울시청 분향소 옆에서 진행된 4.16 기억문화제와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부스에 참여했습니다. 가족분들과 함께 시민들에게 보라 리본과 보라색 풍선을 나눠드리고, 별 타투도 해드리면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활동에 대한 관심도 부탁드렸습니다.  

[장면 5] “가슴에 노란 리본, 마음에 새긴 약속” (세월호참사 10주기 기억식)

4월 16일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과 함께 세월호참사 10주기 기억식에 참여했습니다. 기억식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 250명의 이름을 모두 호명하고, 희생자 304명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했습니다. 인천 일반인 희생자 추모식을 다녀온 황필규 변호사도 만났습니다. 세월호참사를 지원한 황 변호사를 기억식에서 뵈니 반갑기도 하면서, 또 다른 참사를 마주해야만 했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공감은 10년 동안 그리움과 상실감에 아파해야 했던 유가족에 공감합니다.

“절대로 잊지 않을게”라는 다짐과 함께, 세월호 참사에 대한 추모와 애도가 안전사회를 위한 노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계속 함께하겠습니다.  

 

조인영

# 장애인 인권# 재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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