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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 공익법 교육·중개# 인권법캠프

[제22회 인권법캠프 참가 후기]

참가후기 1.
평소 인권 관련법, 공익법 등에 관심이 있어 관련 강의를 알아보던 중 공감 인권법 캠프를 알게 됐고 바로 신청했습니다.

장애인권 강좌에서는 ‘사람을 가둔다는 것’이라는 제목하에 장애인을 시설에 가두는 것과 관련된 주제를 다루는 내용이었습니다. 장애인을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그들은 시설에 가둬져 인권과 자유를 침해당하고 있었습니다. 장애인들은 시설에 갇혀 생활함으로써 거주시설의 자유 또한 침범당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강의를 들으면서 자폐를 앓는 지적장애 아동의 발을 묶어서 문고리에 걸어놓은 사진을 보고 장애인의 인권이 보호되고 있지 못함을 실감했습니다. 오랫동안 시설에서 생활한 장애인들은 꿈이 없어지고 감각이 무기력해지는 소위 ‘시설병’을 앓기도 한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됐습니다. 강의를 들으며, 앞으로의 장애인 복지는 시설 중심보단 지역 사회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장애인 당사자의 욕구를 반영한 복지가 중시되어야 함을 알게 됐습니다. 장애인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그들의 권리를 보장하도록 장애인 탈시설을 제도적으로 지원할 필요성 또한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무엇보다도, 인간은 존엄하다면 인간 본인 또한 다른 인간을 존엄하게 대우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잘못된 삶이라는 강의 내용이 기억에 남습니다.

노동인권 강좌에서는 프리랜서와 근로자의 차이를 잘 알아두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습니다. 강의를 통해 최근 4차 산업 혁명이 도래하고 IT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와 관련된 새로운 직업들이 많이 생기게 되었고, 이러한 새로운 직업군에 지원하는 20, 30대들이 프리랜서로 많이 일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프리랜서는 근로자에 반해 다양한 권리들을 보장받지 못하고 해고 또한 손쉽습니다. 따라서, 고용자들은 근로자보다 프리랜서를 채용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고용주와는 반대로 채용 당하는 사람들에게 프리랜서는 좋지 않은 조건임이 분명합니다. 그 예시로, 프리랜서는 직장에서 성폭행, 성추행 등을 당해도 구제받지 못합니다. 또한, 프리랜서는 고용법에 가입되어 있지 않음으로 급여를 제때 받지 못해도 정부지원금을 받지 못합니다. 강의를 들으면서, 우리 사회에서 프리랜서들에게 발생하고 있는 차별적이고 불합리한 대우에 대해서 알 수 있었으며, 20대로서 이러한 상황에 더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전체강좌인 ‘포스트코로나시대, 자본주의를 넘어 삶으로’를 들으면서 코로나라는 재난 상황이 우리 사회에 새로운 질서와 체제를 만들어나가는데 영감을 불어넣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은 위기의 순간 섬광처럼 번쩍하고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이 발현됨을 연상한 재난유토피아와도 연관 지을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사회에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의 우울한 감정이 만연하는데 이를 통해 내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건강해야 함을 깨닫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우리 한국 사회에 사회적 가치가 부재하고 있음 또한 알 수 있었습니다. 한국은 공공성이 부재한 공화국이자 생태적 가치가 부재한 사회이기도 함을 깨달았습니다. 자본주의 시장을 추구하여 인간을 잡아먹는 야수 자본주의가 인간의 욕망을 충족하고 있고, 무한생산의 체계를 갖춤으로써 생태계를 무한히 잡아먹는 사회이기도 함을 깨달았습니다. 68혁명 이후 유일하게 모든 형태의 억압으로부터 해방되지 못한 사회이기도 한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자연파괴문제, 착취문제, 소외문제에 모두 관심을 가지고 포괄적으로 실천하는 ‘라이프리스트’로서의 삶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이번 공감 캠프를 통해 장애인권, 프리랜서 인권의 침해 현상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한국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현 한국의 상황에 대해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었던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사회에 ‘라이프리스트’가 많아져 포스트코로나시대에는 자본주의를 넘어 진정한 삶을 중시하는 사회로 변화하기를 또한 바라게 됐습니다.

글_황인주(캠프 참가자)

 

참가후기 2.
어느 날부턴가 뉴스를 보거나 기사를 읽는 일에 신물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은 사람이지만, 어쩐지 세상은 알면 알수록 어둡고, 차갑고, 추한 곳인 것 같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 마음 한구석에 똬리를 틀더니 점점 그 몸집을 불려나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왕이면 ‘뭘 모르는’ 채로 살고자 했습니다. 그러면 마음이 불편하거나 분노가 일거나 할 일은 적으니까요. 말하자면 편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특히나 몸도 마음도 더없이 답답한 요즘과 같은 때에는요.

여기까지 쓰고 보니 왜 공감의 인권법 캠프에 참가 신청을 하게 되었는지가 스스로도 의아하게 느껴집니다. 마음이 편해지기 위해서 찾는 캠프는 아닌 것 같아서요. 기억을 더듬어 참가를 신청했던 무렵을 떠올려보니, 아마 모종의 관성 때문에 신청서를 작성했던 것 같습니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그날따라 예전에 읽었던 공감의 칼럼 하나가 떠올랐고, 글을 한 번 더 읽고 싶어서 홈페이지에 들렀다가, 인권법 캠프 참가자 모집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무심코 그 글을 읽던 중 주제마당 소개란의 ‘박해’, ‘난민’, ‘인권’ 같은 단어들이 눈에 들어왔고, 그 순간 1년 전쯤 한 단체에서 만났던 난민신청자 M씨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해당 주제에 관해 무심하고 싶지만 무심할 수 없고, 알고 싶지 않지만 알고 싶다는 요상한 마음을 품고 캠프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박예안 변호사님의 국제인권 주제마당과 김지림 변호사님의 성소수자인권 주제마당 강연을 들었습니다. 감사하게도 공감이 보내주신 자료집에는 모든 주제마당의 자료들이 담겨 있어서, 직접 강연을 듣지는 못해 아쉬웠던 주제들에 관해서도 앎의 영역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강연을 듣고 자료집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역시 세상은 참혹해! 부조리해!’ 따위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그 참혹함과 부조리함을 좌시하지 않고 어떻게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어보고자 하는 이들의 부지런하고 역동적인 움직임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국제법은 원래 구속력이 부족하니까’, ‘우리나라의 무지개지수와 난민인정률은 원래 처참하니까’라는 사실에 좌절감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러한 사실이 언제까지고 당연한 것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왜 그래야 하는데?’라는 불편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일은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배웠습니다. 알려고 하지 않아서, 바꾸려고 하지 않아서 누리는 평안은 결코 영속적인 것이 못될 테니까요.

올해 인권법 캠프는 온라인으로 이루어졌는데, 이는 캠프가 시작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들었습니다. 아마 함께한 모든 분들이 비슷하게 느끼셨겠지만, 공동의 관심사를 가지고 모인 사람들과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점은 몹시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강좌를 맡아주신 김누리 교수님의 말씀처럼 ‘줌’을 통한 만남에도 분명한 장점들이 있었습니다. 먼저 미주와 같이 먼 지역에 거주하는 분들이 캠프에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또, 강연이 진행되는 중간중간 채팅창이나 마이크를 통해 서로의 견해와 감상을 보다 자유롭게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모쪼록 다음 캠프가 열릴 때 즈음이면 예년처럼 마스크 없이, 많은 인원이 한 공간에 모여서, 오랜 시간 담소를 나눌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도 그 자리에 함께할 수 있기를 바라며, 올겨울 제게 불편함의 가치를 상기할 기회를 마련해주신 공감에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글_김예지(캠프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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