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에 대한 치료감호처분, 이의있습니다_발달장애인 치료감호 손해배상 및 장애인차별구제청구소송을 제기하며
공감은 지난 3월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원곡법률사무소 및 (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와 함께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발달장애인 치료감호에 대해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손해배상 및 차별구제청구소송을 제기하고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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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감호법 제1조에 의하면, ‘치료감호’는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심신장애 상태 등에서 범죄행위를 한 사람을 대상으로, 적절한 치료를 통해 재범 방지 및 사회 복귀를 목적으로 하는 ‘보호처분’입니다. 이러한 치료감호를 선고하기 위해서는 ① 재범의 위험성과 ② 치료의 필요성이 모두 인정돼야 합니다.
이 사건 원고 지적장애인 황 모 씨는 2009년 범죄로 징역 1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지만, 정작 형기의 8배가 넘는 11년 4개월 동안 치료감호소에 수용됐다가 지난해 12월 말에서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황 모 씨의 경우 재범 위험성 평가에서 총 0점으로 위험 수준 ’하‘에 해당했고, 의료진으로부터 ’치료감호 종료‘ 의견도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6개월마다 치료감호 연장여부를 결정하는 심의위원회는 이를 무시한 채 연달아 불합격 통보를 내려, 황 모 씨의 기약 없는 구금 생활이 지속되었던 것입니다.
굳게 닫혀있던 치료감호소 문은 공감을 비롯한 이 사건 대리인단이 2020년 12월 15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소송 당사자 황 모 씨에 대한 치료감호 중단을 진정한지 2주 만에 열렸습니다. 황 모 씨가 치료감호소에서 나온 후 치료감호소로부터 전달받은 처방전에는 ‘설트랄린’이라는 약물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설트랄린은 우울증, 공황장애, 불안장애 등의 치료제로, 지적장애와는 큰 연관성이 없는 것입니다.
또 다른 원고인 자폐성장애인 이 모 씨 역시 2019년 구속 이후, 1년 6개월의 형기를 다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치료감호소에 수용돼 있습니다. 이 모 씨의 어머니는 이 모 씨가 제대로 된 치료는커녕 살이 빠지고 수용자에게 폭행당해 전치 2주의 부상을 입는 등 열악한 폐쇄공간에서 가슴 졸이며 살고 있다는 원통한 심경을 전했습니다.
대리인단은 법원에 이 사건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여전히 치료감호소에 구금되어 고통 받고 있는 이 모 씨가 하루라도 빨리 나올 수 있도록 임시조치청구도 신청한 상황입니다.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진행된 강제적인 치료와 구금 그리고 치료감호심의위원회 결정 등은 전부 장애인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장애인 차별행위입니다. 국내 유일 치료감호소인 공주치료감호소 내 지적장애인은 지난 1월 기준 88명입니다. 이러한 발달장애인 치료감호 실태를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한 UN장애인권리특별보호관, 자유권위원회나 고문방지위원회 등에 개인 진정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8조는 국가의 장애인차별 방지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의무의 주체가 오히려 차별을 조장하고 공고히 하는 제도를 운영해온 것입니다. 이제 피고 대한민국이 답할 차례입니다. 이 사건 소송 당사자들의 권리가 구제되고 국가의 책임 있는 배상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