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자원활동가의 활동] 체크리스트를 넘어 – 인권존중 실현을 위한 인권실사 입법화를 위한 제언 웨비나 참관 후기
일시: 2023.03.16. 16:30~18:00
장소: 걸스카웃회관 10층
주관: 기업과인권 네트워크
‘인권’을 보호해야 하는 주체는 따로 정해져있지 않다. 그래서 당연히 ‘기업’ 또한 인권보호의 주체가 되어야 하지만, 자본과 성과만을 우선시하는 현대 사회에서 인권은 ‘지키기 힘든 것’으로써 쉽게 소외된다. 기본으로 지켜야 하는 요소인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인권 실사를 법으로까지 강제해야만 하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그렇지만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모여 입법화를 위한 토론 자리가 마련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사실 나는 기업에 대해 관심이 없었지만, 잘 모르는 분야에 관해 어떤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듣고 조금이나마 배워간다는 마음으로 참석했다.
세미나의 제목인 ‘체크리스트를 넘어-‘의 의미가 무엇일지 매우 궁금했는데, 토론의 중간쯤 되어서야 그 의미를 깨달았다. 체크리스트는 ‘한 일’과 ‘하지 않은 일’을 단순히 표시의 유무로 판단하게 된다. 그러나 항목에 대해 O/X를 표시하는 것만으로는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며 오히려 책임을 회피하는 데에 이용될 수도 있다. 체크리스트 상에 체크 표시를 했다고 해서, 최선을 위한 더 이상의 의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명기해야 한다.
법은 행위(또는 부작위)를 강제한다는 점에서 강한 힘을 갖는다. 나는 법의 그런 힘을 ‘무엇을 위해’ 사용하는지, 그리고 그런 힘이 ‘효과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지가 입법의 핵심이 된다고 생각한다. 토론자들의 의견과 같이 비구속적인 가이드와 (구속적인) 법제화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해당 법의 적용 범위에 대한 한정과 구체적인 손해배상의 방법, 단순한 이상을 넘어 ‘현실’적인 시행 방법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또한 인권 실사 법제화의 핵심 내용 중 하나인 ‘이해관계자의 참여’의 영역에 기업의 영리성이 침범하지 않도록 감시하는 등의 다각적인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법을 지켜야 하는 이유가 그것이 ‘법’이기 때문이어서는 안 되고, 그것이 옳은 행위이기 때문이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더욱 법은 구체적이어야 하고 포괄적이어서는 안 되며, 우리 스스로 어떤 행위가 어떤 결과를 야기할지에 대해 미리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_ 김희주 (공감 37기 자원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