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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기업과 인권 운동의 새로운 이정표 – 대만 기업과 인권 활동가 컨퍼런스 출장기

공감 국제인권센터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한국 기업들이 인권을 존중하고 환경을 보호할 책임을 다하고, 해외에서 한국 기업의 활동으로 인해 피해자가 발생할 경우 실효적인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피해자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국내외 활동가·단체·연대단위와 협력하고 있는데요, 여러 나라에 걸쳐 있는 초국적 기업의 공급망 내에서 발생하는 인권 침해와 환경 파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각국 활동가들과의 국경을 넘는 연대가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박영아, 강지윤 변호사는 11월 24-26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동아시아 기업과 인권 활동가 컨퍼런스에 한국 기업과인권네트워크 활동가들과 함께 참석하였습니다. 한국·일본·대만 3국의 활동가들이 모여 경험을 공유하고 아시아 지역 초국적기업의 인권존중책임과 지속가능성을 개선할 방안을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이었는데요, 그 내용과 의미에 대해 소개해 드립니다.

첫 날은 비공개 워크숍으로 진행되었는데요, 한국·일본·대만 각국의 기업과 인권 관련 제도 발전 상황을 점검하고 동아시아 지역 차원에서 어떤 방식으로 기업과 인권 운동을 전개해 나갈지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그리고 유럽 NGO 활동가들을 초청하여 현재 프랑스, 독일 등에서 시행 중인 공급망실사법과 유럽연합 차원에서 논의 중인 공급망실사법안에 대해 설명을 들었습니다. 강지윤 변호사는 이날 발표를 통하여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한국 연락사무소(NCP), ESG 관련 정책 등 한국의 기업과 인권 관련 제도와 그 한계에 대해 소개하였습니다.

[사진 설명] (왼쪽) 워크숍에서 발제중인 강지윤 변호사 / (오른쪽) 컨퍼런스에서 발제중인 박영아 변호사

둘째 날과 셋째 날은 공개 컨퍼런스로 대만 국립도서관에서 성대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대만의 국무위원인 로핑청 장관이 축사를 하고 유엔 기업과 인권 워킹그룹의 피차몬 여판통 위원이 원격으로 기조연설을 하였습니다. 이어서 한국·일본·대만 활동가들이 봉제산업, 전자산업, 어업 등 각 산업분야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또는 환경파괴 사례를 소개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소개하였습니다. 그리고 각국의 의무적 인권환경실사법(mHREDD) 제정 운동을 비롯한 제도 개선 활동 상황을 공유하였습니다. 박영아 변호사는 마지막 날 발제를 통해 기업과인권네트워크의 오랜 노력 끝에 올해 9월 아시아 최초로 발의된 인권환경실사법안의 내용을 소개하였습니다.

각 세션 발제 후에는 질의응답과 토론이 이어졌는데요, 한국·일본·대만 활동가뿐만 아니라 대만 정부 관계자, 학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참석자들이 활발히 참여하였습니다. 모든 일정이 끝난 후 국가별로 추후 활동 전략을 논의하고 그 내용을 서로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한국·일본·대만 시민사회에서 각국 정부에 초국적 기업의 인권침해 근절을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하였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동아시아 각국 시민사회의 경험과 지식, 다양한 옹호 전략에 대해 배울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사례로, 유니클로 중국 공장 내 노동인권 침해 증거를 확보하기 위하여 활동가를 공장에 잠입시킨 일화와, 원양어선에서 일하는 이주선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 어선 와이파이 설치 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대만 시민사회 활동이 있었습니다.

더불어 각국 활동가들과 교류하며 추후 국경을 넘는 협력과 공동행동의 기반을 다질 수 있었습니다. 구체적인 후속 활동으로, 일본에서도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의무적 인권실사법 발의를 준비 중인데, 한국 실사법안의 번역본을 요청하고 그 내용을 설명하기 위한 온라인 워크숍을 제안하여 기업과인권네트워크 차원에서 계획하고 있습니다.

공감 국제인권센터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동아시아 지역에서 기업과 인권 운동을 확대하고 각국 시민사회 간의 연대를 강화하여 기업의 인권존중과 환경보호 책임이 규범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활동을 이어나가겠습니다.

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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