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규정 위반 부실 해명, 국토부는 제주항공 참사에 책임이 있습니다
[보도자료]
규정 위반 부실 해명, 국토부는 제주항공 참사에 책임이 있습니다
현행 공항안전운영기준(국토부고시) 제109조 제5호의가목에 의하면 ‘착륙대 종단으로부터 240m이내의 지역’에 ‘항행목적상 필요하여 설치하는 시설 및 장비 등은 부러지기 쉬워야 하며 가능한 한 낮게 설치하여야’ 합니다. 착륙대 폭이 60m임을 감안하면 활주로 끝으로부터 300m까지는 이 규정이 적용되는데, 264m 떨어진 곳에 약 2m 높이 콘크리트 둔덕 위에 세워진 무안공항로컬라이저는 이를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보도에 의하면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항공ㆍ철도 사고조사위/항공분과위 상임위원)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이 운영기준 규정은 2010년부터 적용된 만큼 2007년 개항한 무안공항 건설 당시에는 적용되지 않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규정 위반이 없었고 따라서 참사에 대해 정부 책임이 없다는 취지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은 관련 규정들의 취지와 내용을 왜곡한 틀린 해명이고 공항안전운영기준 관련 규정이 무안공항에도 적용되는 것이 맞습니다.
공항안전운영기준은 2003년 11월 10일 당시 건설교통부 항공안전본부 고시 제2003-28호(‘구 운영기준’)로 제정되어 시행되었습니다. 구 운영기준 제81조 제5호의나목은 문제가 된 제109조 제5호 관련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구 운영기준 부칙 제1조는 ‘제81조 제5호의나목에 대하여는 2010.1.1부터 시행한다.’는 규정하고 있고 국토부는 이 조항을 근거로 무안공항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해명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1) 고시 제정·시행 7년 후에 이 조항이 시행되는 것으로 규정한 점을 보았을 때, 관련 시설 변경 등의 시간과 비용 등을 고려하여 장기간의 시행 유예기간을 둔 것이지, 2003년 이전 공항, 2003년~2010년 신축공항은 2010년 이전이건 그 이후건 계속 관련 규정을 무시해도 된다는 것으로 해석되기는 어렵다는 점,
2) 소방대에 ‘공항내의 이동지역을 관찰할 수 있는 상황실 설치’(구 운영기준 제141조 제4항)는 5년 뒤인 ‘2008.1.1.부터 시행’하도록 하는 등 시행 시기를 달리하는 여러 조항들을 규정하고 있는데, 소방대 상황실 설치가 2008년까지 지어진 공항에는 필요 없다가 아니라 2008년까지는 이러한 시설을 갖추라는 시행 유예의 의미로 해석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점,
3) 기존 시설에 대한 적용 없이 구 운영기준 시행 이후 장래의 설계나 시설에 대해서만 적용하는 경우는 구 운영기준 제2조에서 ‘적용례’라고 하여 제1조 ‘시행일’과는 별도의 조항에서 다루고 있는 점에서 장래의 설계나 시설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사항은 부칙 제2조에 규정된 사항에 제한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점,
등에 비추어 무안공항은 관련 규정 시행일인 2010년 1월 1일까지는 이 규정의 요건에 맞게 관련 시설을 갖추어야 했다고 해석됩니다.
많은 항공/법률 전문가들이 포진해있고, 참사와 관련해 여러 전문가들을 동원해 심도 깊게 조사했다고 하는 상황에서 과연 위와 같은 기본적인 해석 결과를 몰라서 전혀 엉뚱한 해명을 한 것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이는 사고조사의 공정성, 객관성을 훼손한 매우 심각한 문제이고 사고조사단이 국토부 영향력 하에 있는 한 항공ㆍ철도 사고조사위 위원구성을 일부 달리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책임 회피와 규정 은폐, 왜곡으로 일관했던 과정, 공항안전운영기준 위반을 통해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과정에 대한 국토부 관계자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이를 가능하게 하는 독립된 조사기구의 마련, 대통령 권한대행 등 정부 최고책임자의 진정한 사과, 참사에 책임 있는 관련자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 피해가족들이 대표되고 의견개진과 참여가 보장될 수 있는 구조 마련 등에 정부는 즉각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2025. 1. 8.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재난인권팀
[참고 규정]
공항안전운영기준 [시행 2024. 1. 11.] [국토교통부고시 제2024-40호]
제109조(항공기 운항지역 내의 장비와 시설의 배치 및 구조) 공항운영자는 운항지역 내의 장비와 시설의 배치 및 구조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준수하여야 한다.
5. CAT-Ⅰ,Ⅱ,Ⅲ 정밀접근활주로 착륙대의 다음 각 목의 지역에 항행목적상 필요하여 설치하는 시설 및 장비 등은 부러지기 쉬워야 하며 가능한 한 낮게 설치하여야 한다.
가. 착륙대 종단으로부터 240m이내의 지역으로서 분류번호 3, 4인 경우 활주로 중심선으로부터 60m 폭 이내, 분류번호 1, 2인 경우 활주로 중심선으로부터 45m 폭 이내의 지역
(구) 공항안전운영기준 [제정 2003. 11. 10.] [항공안전본부고시 제2003-28호]
제81조(항공기 운항지역내의 장비와 시설의 배치 및 구조) 공항운영자는 운항지역내의 장비와 시설의 배치 및 구조에 대하여 다음 각호의 사항을 준수하여야 한다.
5.CAT-Ⅰ,Ⅱ,Ⅲ 정밀접근활주로 착륙대의 다음 각목의 지역에 항행목적상 필요하여 설치하는 시설 및 장비 등은 부러지기 쉬워야 하며 가능한 한 낮게 설치하여야 한다.
나.착륙대 종단으로부터 240m이내의 지역 및 코드번호 3, 4인 경우 활주로 중심선으로부터 60m 폭 이내, 코드번호 1, 2인 경우 활주로 중심선으로부터 45m 폭 이내의 지역
제141조(소방대의 설치) ④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설치하는 소방대에는 가능한 한 넓은 공항내의 이동지역을 관찰할 수 있는 상황실을 설치하여야 한다.
부 칙<2003.11.10 제정>
제1조(시행일) 이 기준은 고시한 날부터 시행한다. 다만, 제6조, 제8조제2항의제2호ㆍ3호, 제50조의별표5의제21호 및 제138조제3항에 대하여는 2005.1.1부터 시행하며, 제50조의별표5의제2호내지제11호, 제117조내지제122조 및 제145조제3항에 대하여는 2006.1.1부터 시행하며, 제141조제4항에 대하여는 2008.1.1부터 시행하며, 제81조제3호ㆍ제5호의나목에 대하여는 2010.1.1.부터 시행한다.
제2조(항공기주기장표지에 관한 적용례) 제50조 별표5, 제23호에 의한 주기된 항공기와 물체간 최소이격거리 기준과 관련하여 항공기 후미의 이격거리기준은 이 기준 시행일 이후 최초로 설계 착수 또는 신설되는 공항에 적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