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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 여성인권

3.8 여성대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외치다



 



매년 3월 초순에는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지난 3월 5일 서울 시청 광장에서 열린 103주년 3.8 여성 대회 행사(“노동과 삶의 권리를 위해 여성, 이제는 행동이다!”)는 학교 청소노동자 등 비정규직 여성 차별문제를 비롯하여 노동, 여성의 삶, 인권과 평화를 위한 9가지 요구안을 채택하였고 그 중 하나는 “모두의 평등을 위한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는 것이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위 행사에 참가하여 차별금지법 제정 입법청원을 위한 서명을 받고 우리 사회의 차별 현실을 고발하는 퍼포먼스를 하였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헌법의 평등이념을 실현하는 인권기본법이자 포괄적인 차별금지를 실현하는 실체법인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기 위하여 작년 말에 발족한 연대체이다. 현재 공감을 비롯하여 40여개가 넘는 다양한 시민사회인권단체들과 개인들이 함께 연대하여 차별금지법의 발의를 준비하고 입법청원을 추진하고 있다.


 


“누구든지 성별 .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 경제적 . 사회적 .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 헌법 제11조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 ‘누구도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당연한 명제를 굳이 법으로 만들어 확인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냥 일상 속의 의식을 바꾸면 될 일이 아닐까. 법이 현실의 차별상황을 모두 해소해주지는 못하지만, 법을 통해 사회는 ‘차별’이 무엇인지에 대해 보다 포괄적이고 섬세한 합의를 만들게 되고, 차별피해자들은 다시 이러한 법에 기대어 자신의 차별경험을 보다 쉽게 이야기하고 구제받을 수 있게 된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다음과 같은 점에 중점을 두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첫째,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차별’에 대한 개념을 확장하고 그 규범적 의미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차별금지법안은 통상적인 직접차별 뿐만 아니라 외관상 중립적인 기준을 적용하였지만 합리적인 이유 없이 특정집단이나 개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간접차별, 존엄성을 해치거나 적대적·위협적·모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일체의 행위인 괴롭힘, 차별을 표시하거나 조장하는 광고행위 및 다수의 차별사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복합차별 역시 차별에 해당한다고 정의한다. 이렇게 확장된 차별의 범주들을 통해 우리는 차별을 받는 사람들의 피해경험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보다 온전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된다.


 


 둘째, 그 동안 사회에서 비가시화되고 인정받지 못했던 차별사유들을 가시화하고 확인한다. 차별금지법안은 22개의 사유(“성별, 장애, 병력, 나이, 언어,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출신지역,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전과,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학력(學歷), 고용형태, 사회적 신분 등”)를 차별금지사유로 예시하고 있다. 이 중에는 ‘출신민족’,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학력’ 등과 같이 그 동안 차별경험이 잘 드러나지 않았거나 당연히 차별이 금지되지만(헌법 제11조의 차별금지사유는 예시이므로, 어떠한 사유로든 불합리한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됨을 확인하는 조항이다) 사회적으로 공공연하게 차별대상이 되어왔던 사유들이 포함되어 있다. 법에 이러한 사유들을 명시함으로써 차별피해자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설명할 언어를 제공하고 사회적인 인권감수성을 높일 수 있다.


 


셋째, 차별행위를 시정하고 예방해야 할 국가기관의 의무를 확인하고 차별피해를 효과적으로 구제한다. 차별행위는 평등권이라는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하며 국가는 이를 예방하고 시정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사법접근성, 차별 입증의 어려움 등의 문제로 차별이 발생하여도 법을 통하여 구제를 받기가 몹시 어려운 상황이다. 차별금지법안은 5개년 차별시정기본계획 등 국가기관의 구체적인 의무를 규정하고 피해자의 소송지원, 입증책임 배분 등의 규정을 두어 실효성 있는 차별의 예방과 구제가 이루어지도록 한다.


 


 ‘차별 없는 세상, 모두가 평등한 세상’이라는 말은 일견 공허해 보인다. 선언적으로는 너무 당연한 명제이면서 현실에 비추어보면 결코 도달하지 못할 허울 좋은 공상에 불과해 보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평등한 세상’이라는 선언에 우리의 가슴이 뛰기 시작하는 것은 그러한 세상이 어떠한 모습일지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될 때이다. 상상할 수 있을 때 우리는 그런 세상이 가능하다는 걸 믿게 되고,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이 많아질 때 상상들은 비로소 힘있는 현실이 된다. 너와 내가 행하고 받아왔던 차별이 무엇이었는지, 이러한 차별을 예방하고 바로잡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사회적으로 소통하며 차별금지법을 함께 만들어나가는 일은 바로 여기에서 상상들을 구체적으로 시작할 수 있게 한다.



 여기 차별금지법에 관한 짧은 홍보영상을 소개한다. 영상을 보고 가슴이 뛰는 사람은 평등한 세상을 함께 상상하는 일에 동참해보아도 좋을 것이다.



*(영상보기 링크)http://www.youtube.com/watch?v=Cyg_DhxS3B8&feature=player_embedded


 


*차별금지법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www.ad-act.net


 


*차별금지법제정 아고라서명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104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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