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달섬님! – 하숙자 기부자님
[기부자편지] | |||
고마워요. 달섬님! |
|||
하숙자 기부자님
|
|||
|
|||
생전 처음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조그만 텃밭도 생기고, 스물 네 시간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자유도 갖게 되었습니다. 지난봄에는 내가 좋아하는 자두, 앵두, 석류 등 과실나무와 감자, 상추, 부추 등 채소들을 심고, 여름에는 고구마와 토란, 콩을 심었는데 너무 가물어서 물을 두어 번 주었지요. 며칠 전 고구마와 토란을 캤는데 얼마나 굵은 알들이 땅속에 들어 있는지 혼자서 환호성을 질렀답니다. 콩은 올해 흉년이라고 동네 할머니께서 말씀하십니다. 역시 콩은 얼마 열리지 않았습니다. 자연의 신비와 위대함을 새삼 느낌입니다. 심기만 하고 농약도, 비료도, 별 노력도 하지 않았는데 땅은 내게 여러 가지를 주는 듯합니다. 열매를 주고 줄기는 거름하게 해주고 불을 때는 땔감도 주는 등, 또 이렇게 말해주는 듯합니다. “별 노력을 하지 않아도 주는 거란다”, “이렇게 줄 때 더 노력하거라 해라” 라고….. 이삿짐을 정리하면서 작은 시골집에 들어갈 수 있는 것만 챙기고 도시생활공간에서 필요했던 것들은 정리를 했습니다. 텔레비전이나 옷장, 책장 등… 그리고 옷들과 주방용품들까지, 그런데 개나리 봇짐으로 이사하겠다던 다짐은 어디로 가고 이삿짐이 1톤 트럭 하나분이 나 되었지요. 한 몸 사는데 뭐가 그렇게 많은 것들이 필요한지, 내가 채 의식하고 있지 못했던 물욕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의 일상태도가 얼마나 자본의 사슬에 얽혀있는지, 또한 편의주의에 빠져있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가능하면 돈이 들지 않는 생활로 바꾸기 위해서 옛날변소도 만들고 불 때는 구들방과 아궁이도 만들었지요. 요즘같이 날씨가 쌀쌀한 날은 장작불을 때서 고구마도 찌고, 물도 데우고, 우거지도 삶고 하지요. 따뜻한 아랫목의 온기가 얼마나 좋은지….. 나 혼자 십 여 년 만의 자유로운 휴가를 만끽하고 있지요. |
|||
|
|||
활동을 접으면서 기부도 중단하게 되어 얼마나 죄송하고 아쉬운지 모릅니다. 아름다운 가족이 된 기쁨도 있었는데….
달섬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