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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이 권하는 책] 희망은 어디에 있는가-염형국변호사







 


꽤 오래 전에 텔레비전에서 우리나라의 유명 연예인이 아프리카 오지 어느 나라에 가서 팔다리가 뼈만 남은 채 앙상한 상태이고 기형적으로 배가 불룩한 한 어린 아이를 안고 흐느끼는 장면을 본 적이 있었다. 그때는, 아니 얼마 전까지도 아프리카의 기아문제는 열악한 자연환경 때문에 야기되는 어쩔 수 없는,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라고 여겼다.


 



심지어는 지구상에 너무 많은 인구가 살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기아로 인해 인구가 적당히 조절될 필요가 있고, 이는 자연이 고안해 낸 지구의 생존방법이라는 자연도태설이라는 신화에 대해서도 일단 이해할 만한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땐 왜 굶어 죽고 있는 사람이 나와 내 가족일수도 있다는 사실(나는 너무도 운이 좋아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가 아닌 한국에 태어난 것 뿐인데…….)을, 그렇지 않더라도 그들이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같은 인간이라는 사실에 대해서 왜 잊고 있었을까.


 



최근 국회의 날치기 예산 통과로 인해 결식아동의 급식비 예산이 아예 날아간, 너무도 말도 안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이에 아름다운재단은 결식아동 제로 캠페인을 진행하였고, 많은 시민들이 분노와 사죄의 심정으로 십시일반 기부를 하였다. 다들 우리 **들이고, 배고픈 아이들이 없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부를 한 시민들을 보고 굶주림, 기아의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기회가 되었다. 그러던 차에 유엔 식량특별조사관을 지낸 장 지글러 교수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책을 읽게 되었고, 이 책을 읽고서 우리나라의 결식아동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기아문제 해결에 동참하여야 하고, 이러한 문제를 널리 알려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을 느끼게 되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Food & Agriculture Organization)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기준으로 10세 미만 아동이 5초에 1명씩 굶어죽어 가고 있으며, 비타민 A 부족으로 시력을 상실하는 사람이 3분에 1명꼴이라고 한다. 세계인구의 7분의 1에 이르는 8억 5천만 명이 심각한 만성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 그렇지만 1984년 FAO의 평가에 나온 것처럼, 당시 농업 생산력을 기준으로 계산하여 지구는 120억의 인구를 거뜬히 먹여 살릴 수 있고, 전 세계에서 수확되는 옥수수의 4분의 1을 부유한 나라의 소들이 먹고 있다는 건 또 다른 현실이다. 풍요가 넘쳐나는 행성에서 날마다 10만 명이 기아나 영양실조로 인한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건 너무도 끔찍하고 가슴 아픈 일이다.


 



전 세계의 기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자는 인도적 지원의 효율화, 원조보다는 개혁을 먼저, 인간보다 이윤이 먼저라는 이윤지상주의와 맞서 싸울 것을 요청하고 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우리 스스로가 세계의 기아문제에 대한 무지를 깨는 일이다. 우리는 세계의 기아문제, 기아를 유발하는 상황에 대해 무지하고, 자신의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관심하다. 하지만 최소한의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전 세계의 절반이 계속해서 굶주림에 죽어가고 있는 상황을 외면하여서는 안되지 않을까…….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은 최소한의 식량을 확보하여 인간답게 삶을 영위할 권리가 있다. 지구시민인 우리는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연대의식을 발휘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희망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느낄 줄 아는 유일한 생명체인 인간의 의식변화에 희망이 있다.”



글_ 염형국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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