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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변의 변] 외국인이 많이 사니까 우범지역?

  2014년 12월 4일, 수원 팔달산 등산로에서 훼손된 사체가 발견되었다. 끔찍한 범행수법 때문에 사람들은 불안했다. 일주일 후 중국 출신의 ‘불법’ 체류 외국인이 살인 및 사체훼손죄의 용의자로 검거되었다. 사귀던 피해자가 헤어지자고 해 벌인 일이라고 했다.


  같은 달 24일, 수원시는 범죄예방대책을 발표했다. 범죄예방대책은 수원시내 ‘외국인 밀집우범’지역에 대한 현황 제시로부터 시작된다. 도표에서는 수원시내 동별 주민등록인구와 체류 외국인의 통계를 비교하며 상대적으로 외국인 거주가 많은 지역을 외국인 ‘밀집 우범’지역이라고 공포하고 있다. 외국인 ‘밀집’ 지역이 왜 ‘우범’ 지역인지에 대해서는 어떠한 근거도 제시되어 있지 않다.


  “외국인이 많이 사는 동네에 쓰레기가 제일 엉망으로 버려져요.” 지난 1월 7일 ‘수원시민과의 열린 대화’ 자리에서 수원시장이 한 말이라고 한다. 쓰레기 투기를 많이 하는 곳이니 범죄도 많이 발생할 것이라는 말일까. 그저 수원 시장의 말을 통해 외국인 ‘밀집’지역과 ‘우범’지역 사이의 관계를 추측해볼 따름이다.


  수원시가 내놓은 예방대책은 어떠한가. 우선 각 동 통․반장으로 구성된 주민신고망을 대대적으로 활성화해 지역 안전 불안요소에 대한 주민신고 의식을 제고해나가겠다고 한다. 외국인이 이웃으로 이사 오면 경찰서에 신고라도 해야 한다는 말인가. 어렸을 적 매 학년마다 그려냈던 간첩신고 표어와 포스터 생각이 떠오른다.


  보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외국인 밀집우범지역 내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한다. 아예 ‘불법’ 체류 외국인은 모두 잠재적 범죄자라고 쐐기를 박아버리는 조치이다. 예방대책 내에서는 지역 공인중개사의 수입 감소, 지역민의 임대 수입 감소와 같은 내국인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만을 예상하고 있었다. 범죄 대책 어느 곳에서도 이주민의 인권에 대한 우려는 찾아 볼 수 없다.

 

  범죄 예방 대책이란 범죄가 왜 발생했는지에 대한 분석으로부터 시작해야한다. 그러나 수원시가 내놓은 범죄 예방대책이 주목한 부분은 가해자가 ‘외국인’이라는 사실 뿐이다. ‘박봉춘’ 사건의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는 서로 아는 사이이다. 면식범인 것이다. 따라서 모든 ‘외국인’이 아무나를 상대로 흉악한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는 전제하에 내놓은 수원시의 범죄대책은 ‘범죄예방’이라는 과녁을 빗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수원시의 범죄대책은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을까? 경악스러운 범죄에 대한 불안과 공포의 자리를 이주민에 대한 혐오로 대체하고자 한다. 민심 수습을 위해 모든 외국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아 희생양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수원시 범죄예방대책은 철저히 외국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에 근거하고 있다.


  최근 사회 곳곳에서 소수자에 대한 혐오, 특히 이주민에 대한 혐오가 눈에 띄게 조직화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수원시가 내놓은 ‘간편한’ 민심 수습용 범죄 예방 대책이 외국인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고, 결국 이러한 흐름이 소수자에 대한 테러로 나가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백색테러’의 경보가 울리고 있다.      


글_소라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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