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활동담] 이주아동을 위한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의 지구촌 학교
이주아동을 위한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의 지구촌 학교
신혜영(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활동가)
결혼이주여성과 국내 체류 외국인의 수가 증가하면서 우리는 현재 ‘다문화 시대’에 살고 있다. 언론이나 학계에서는 진정한 다문화 사회를 위해 우리 사회가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고 나아가야 하는지 여러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정작 당사자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를 기울이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진정한 다문화사회로 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 중에 이주아동의 이야기가 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살아가면서도 부모가 다른 문화권의 사람이라는 이유로 인권을 제대로 보호 받고 있지 못하는 이주아동들. 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하고자 한다.
서울 성동구에는 외국인근로자 보호를 위해 일하는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라는 단체가 있다. 이곳에서는 이주아동들을 위한 지구촌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지구촌 학교는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이주노동자 자녀들의 한국생활 및 한국학교 적응을 돕기 위한 방과 후 학교로서 부모들이 처해있는 상황이 안정적이지 못해 많은 아이들이 교육에서 소외되거나, 건강권, 발달권, 사회권, 문화권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의 아동들의 권리가 지켜지도록 지원하는 곳이다.
▶ 지구촌학교 프로그램의 기획 배경은 ..
2003년에 지구촌학교를 만들어서 운영했던 센터의 이은하 교육문화팀장은서 센터 설립 초창기에 어린 학생들이 평일에 학교를 가야할 시간에 학교를 가지 않고, 센터에 상담을 받으러 오는 부모님을 따라 오는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어떤 이유에서건 보호 받아야 할 나이의 아이들이 부모들이 처해있는 상황이 안정적이지 못해 교육은 물론, 의료, 문화 등 모든 부분에서 소외되어 있는 상황이 너무 심각해서 이 아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이 아이들의 권리가 지켜지도록 지원하며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는 지구촌학교가 만들어졌다.
▶ 지구촌 학교의 활동..
지구촌학교는 학교와 부모, 학교와 학생, 학생과 부모의 관계에 있어서 다리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볼 수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저희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한국학교에 입학하는 것을 도와주고, 입학한 후에 한국학교에서의 학습, 한국 생활 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돕고, 부모님들의 언어적인 문제로 아이들을 챙기지 못하는 부분, 예를 들면 학교 준비물을 챙겨가지 못할 때 준비물을 챙겨준다던가 아플 때 병원에 데려가는 등의 부모 영역을 도와주고 또 부모님들의 부모교육을 시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한 정서적 지원으로 한국에서 건강한 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지구촌 학교에 입학하는 이주 아동들의 어려움..
한국에 처음 와서 바로 한국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과 한국어를 어느 정도 학습한 후에 학교를 입학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모든 경우에서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한국어이다. 한국어를 학습하고 입학하는 아이들 같은 경우도 학교 수업이 어려운 것은 생활에서 사용하는 한국어와 수업에서 접하는 한국어는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못사는 나라에서 왔다는 차별과 무시, 그리고 외국인이라는 지나친 관심과 반대로, 선생님과 친구들 모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결국은 무관심으로 가는 현실이 아이들이 학교에서 가장 겪기 힘든 문제들이며 이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겪는 공통된 문제점들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제도 개선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우리와 같은 시민단체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아이들이 지구촌학교 밖에서 부딪히는 고통은 줄어들기 어렵다고 본다. 다만 지구촌학교에서 하는 한국어 학습과 기초학습지도나 상담과 정체성 교육을 통한 자신감 부여, 청소년과 일반시민 대상 다문화 교육 등을 통해 작게나마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이 완화되기를 희망할 뿐이다.
▶ 이주 아동들의 주요 상담내용은..
아이들의 고민은 일반적으로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이 하게 되는 친구, 학교, 가족, 진로에 대한 고민이 대부분이고, 이에 덧붙여 외국인근로자와 국제결혼가정이 한국 가정의 소득수준으로 봤을 때 저소득층 가정에 해당되는데, 여기에서 오는 생활고에 관한 문제, 그리고 미등록체류 학생의 경우는 체류에서 오는 불안감 등에 대해 많이 이야기한다.
▶ 앞으로 지구촌 학교의 계획..
마음 한편으로는 한국의 다문화가정 자녀를 교육, 의료, 복지 등의 정책이 아주 잘 갖춰져서 지구촌학교와 같은 곳이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 전까지는 우리 아이들이 말하는 숨 쉴 수 있는 공간으로써 지구촌학교가 때로는 아이들의 놀이터, 때로는 공부방, 때로는 작은 몽골, 작은 중국, 작은 아시아, 세계의 축소판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