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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_“공익활동의 시작은 내 앞의 편견에 눈을 뜨는 것입니다” _방송인 김미화

만나고 싶었습니다_방송인 김미화

“공익활동의 시작은 내 앞의 편견에 눈을 뜨는 것입니다”

  우리 시대 김미화라는 아이콘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그는 과거 우리나라 코미디계의 핵심으로 ‘쓰리랑 부부’, ‘개그콘서트’ 등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다가 현재는 시사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대중과 더 가깝게 호흡하고 있다.
혹자는 연기와 아이디어가 모두 뛰어난 몇 안 되는 코미디언으로 김미화를 떠올리고, 또 다른 이는 공익활동을 꾸준히 해온 바람직한 공인으로 그녀를 손에 꼽기도 한다. 여기에 그녀는 얼마 전 자신의 아픔과 고통을 고스란히 대중에게 공개하는 용기까지 보여주었다.

김미화가 세상을 사는 힘, 그의 세상사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코미디언으로, 시사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더불어 꾸준한 공익활동까지, 매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계시는데요. 이렇게 오랫동안, 꾸준히 공익활동에 참여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십니까?
– 예전부터 평소에 기회가 된다면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에 독거노인을 돕는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됐는데(사실 10여 년 전 독거노인 후원 프로그램을 통해 인연을 맺은 독거노인과 연예인들 중 김미화 씨만이 유일하게 현재까지 관계를 맺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것이 기사화되면서 유니세프 후원도 하게 되었고, 그런 활동들이 매체를 통해 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공익활동단체에서 제안이 들어오게 됐어요. 늘 하고 싶었던 일이었지만 어떻게 시작할지를 모르고 있었던 참에 나를 필요로 한다는 연락이 먼저 와서 기뻤어요.

▶특별히 관심을 갖고 계신 공익활동분야가 있으십니까?
– 특별한 분야로 제한해 두고 있지는 않아요. 다만, 정의로운 일에는 마음을 보태고 싶어요. 이를테면 여성에 대한 편견을 깨는 활동에 참여하는 일 등을 들 수 있겠죠. 호주제 폐지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아요. 먼저 경험한 사람으로서 도움을 주고 싶은 부분이었어요.

▶호주제 폐지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사실 사회봉사활동을 하시면서 보수적인 사회의 벽을 느끼실 기회도 많으셨을 것 같아요. 오랜 기간 활동을 해 오시면서 이러한 벽이 좀 허물어졌다는 것을 실제 느끼시나요?
– 네, 제가 지금 시사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웃음). 시사 프로그램을 여자 코미디언이 진행한다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었어요. 제가 지금 그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 봐도, 방송국 내에서의 사회적 변화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해요. 조금씩이지만 사회와 여론이 한발한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상태라고 생각해요.

▶김미화 씨를 이토록 열정적으로 공익활동을 하도록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 우선 저는 공인이니까 보다 더 큰 책임의식을 가지고 활동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면서 그 책임의식은 점점 더 커졌죠. 지금 내가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것도 나에게 책임이 많이 주어져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더욱이 방송이 사회적으로 대중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은 아주 크죠. 그렇기 때문에 방송, 방송인은 사회적 책임도 함께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단순히 책임의식만으로 할 순 없는 일이죠. 전 이 일을 하면서 즐겁고 행복합니다.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 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해요. 사실 노인분들이나 어린아이들 혹은 관련 모임이나 단체에 가면 모두들 참 많이 좋아해 주세요. 연예인 왔다고, 그런 모습을 보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해요. 제가 뭐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이렇게 기쁘고 반갑게 맞아주시나 하고 말이죠. 앞으로도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 자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요.

▶한때 김미화 씨의 활발한 공익활동을 두고 정계입문을 위한 포석이라는 시선도 있었는데요.
– 이러한 시선이 연예인의 공익활동을 부담스럽게 하는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전 그런 생각이 전혀 없고, 이것을 의식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정치적인 입장을 밝혀본 적이 없어요. 활동 또한 마찬가지예요. 전쟁반대 등의 입장표명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저의 견해인 것이지 어떤 정당과도 상관이 없는 거죠.

▶코미디계로의 복귀는 생각하고 계시지 않으신가요?
– 사실 지금도 코미디 프로그램을 하고 있어요. 신인 개그맨을 발굴하는 공개 오디션 형식의 프로그램인데, 다만 방송시간이 너무 늦어서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지 않더라고요. 저는 코미디언이에요. 그게 나름대로 코미디도 하고, 진행도 하고 하는데 대중에게 그 모습이 균형 있게 전달되지 않는 것뿐이죠.

▶앞으로 어떤 모습의 ‘김미화’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 제가 오랜 기간 방송활동을 하면서 힘든 적도 있었고, 나름대로 고비도 있었어요. 그것들을 겪으면서 느낀 것은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잘못을 하고 살지만 중요한 것은 이것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용서를 구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거예요. 제가 한때 장애를 가졌던 아기를 낙태했던 일이 있었는데, 그때 전 사람들이 절 비난하고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용기를 갖고 진심으로 자신의 모순과 잘못에 대해 이야기했고, 용서를 빌었죠. 이후 저는 비난보다는 격려와 위로를 더 많이 받았어요. 중요한 건 이거라고 생각해요. 잘못이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을 순 없죠.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살면서 혹시라도 잘못이 생겼을 땐 이것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용서를 구할 수 있는 용기요.

  일하는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소홀한 면에 대해 늘 미안하고, 또 이런 엄마를 이해해주고 자랑스러워해 주는 아이들이 고맙다는 말로 끝인사를 하면서, 김미화 씨는 딸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매번 굳힌다고 한다. 인터뷰를 통해 여성으로써, 엄마로써, 또한 유명 방송인이자 우리와 함께 호흡하고 눈 맞추는 한 명의 사람으로서 그녀가 얼마나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생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준비를 위해 총총히 돌아서는 그녀의 작은 뒷모습에서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돌아볼 줄 아는 큰 마음을 지닌 그녀를 볼 수 있었다.

글: 이정선 인턴
사진: 이영주 인턴
취재: 이상현, 이영주, 이정선, 진정화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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