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변호사의 펠로우 활동기
소식지에 글을 쓰기로 한지 벌써 한 달이 넘었다. 공감에서 일한 지 이제 3달. 남들보다 더 큰 사회의식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큰 포부와 의지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단지 이왕이면 조금은 “변호사스럽고”, 일을 하면서 나 자신도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지극히 개인적인 동기에서 시작한 나는 나도 모르게 사무실에 들어서면 주눅이 들었던 거 같다. 3개월이 지나도 여전히 이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은 변하지 않는다. 여전히 소변호사님과 상담을 하러 센터들을 방문하여 상담할 때 그분들 앞에서면 나의 위치가 참 낯설다. 생사를 걸고 한국에 온 이주여성들의 심정과 처지를 나는 과연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는지…때로는 너무 냉철하게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해답만을 제시해 준 것 같아 돌아서면 찜찜하고, 때로는 그저 공감만 해준 채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 것이 또 못내 맘에 걸린다. 가끔은 이렇게 일을 하면서 방향을 못 잡고 갈팡질팡 하는 나의 모습에 자괴감이 들기도 하지만, 그나마 유일하게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건 이제 3개월을 갓 넘긴 초짜 변호사라는 것뿐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시간과 경험이 이 맞지 않는 옷에 나의 몸을 조금은 맞추어 줄 것이라는 작은 바람이 있다. |
공감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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