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기고]추운 날씨가 하나도 춥지 않았던, 로펌 공익활동 간담회!
12월의 첫째날, 공감과 20대 로펌 공익활동 담당 변호사들이 참가한 로펌 공익활동 간담회에 다녀왔다. 얼마전까지 이 간담회를 위해 다른 인턴들과 자료를 만들면서, 늘 이 간담회의 취지대로 로펌 공익활동을 공유할 수 있는 공식 네트워크가 현실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공감의 염형국, 황필규 변호사님은 태평양에 소속되어 공익활동을 전담하는 공익법인 동천과 함께, 로펌의 Pro bono 활동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하고자 이 간담회를 준비했다.
법무법인 태평양 회의실에서, 나는 ‘엄선된’ 공감의 인턴으로서 유일하게 염변호사님, 황변호사님과 함께 간담회에 참석했다. 내가 번역한 자료들이 책상마다 올라가 있다는 뿌듯함과 함께, 태평양에서 준비해준 맛있는 도시락을 먹으니 행복한 에너지가 마구마구 솟아났다. 간담회가 시작되면서 그 솟아난 에너지로 속기를 맡았다. 간담회는 염형국 변호사님이 로펌의 fellowship 제도 소개, 미국의 Top 20 로펌들의 프로보노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시작되었다. 미국 로펌의 프로보노 활동 중에서 Fellowship제도는 공익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로스쿨 졸업생에게 실제 공익활동단체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로펌에서 재정지원을 해주고, supervising 변호사가 지도를 해주기도 한다. 염변호사님의 발표 중에서 미국 로펌의 프로보노 활동 순위와 로펌의 실적 순위가 비슷하다는 사실을 듣고 나서, 사회적 책임의식이 강한 미국의 로펌 문화에 놀랐다. 특히 로펌 자체에 공익활동만 전담하는 코디네이터가 있고, 공익활동 프로그램이 아주 체계화 되어있다는 사실로부터 한국 대형 로펌들의 공익활동 수준이 아직 미흡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염변호사님의 발표가 끝나고, 공익법인 동천이 앞으로 로펌이 공익활동을 함에 있어서 어떠한 시스템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 공익활동의 방식은 무엇이 있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하는 자리가 이어졌다. 특히 로펌에 소속된 변호사의 입장, 공익활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법연수원생과 로스쿨생의 입장, 로펌의 공익활동의 수혜가 필요한 NGO나 사회 기관들의 입장을 나누고 사례를 가상화 한 발표에 로펌 대표 변호사들의 많은 호응이 있었다.
모든 발표 후에, 각 로펌에서 온 공익활동 대표 변호사들은 현재 각 로펌에서 진행 중인 공익활동의 실태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다. 그러나 로펌의 매니지먼트와 그 밖의 현실적 조건으로, 로펌의 공익활동이 어떠한 점에서 어려움에 부딪히고 있으며 세부적으로 어떤 문제들을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아직까지 로펌의 구조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는 내게, “과연 공익소송에 대한 로펌 변호사의 활동 시간을 billable hour로 포함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변호사들의 고민이 신기하면서도 아주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시간이 흐르면서, 간담회의 분위기는 더 솔직해지고 적극적으로 바꼈다. “공익활동을 전담할 변호사가 따로 존재하는 것은 로펌의 공익활동이 활성화 되는데 필수적입니다.” “그 말씀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로펌이라는 조직 안에서, 어떤 변호사가 그러한 업무를 담당해야 하며 그러한 업무를 다른 소송업무와 동등하게 볼 수 있는지의 문제도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와 같이 필드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비슷한 고민을 공유하는 변호사들의 모습이 매우 진지해보였다. 이러한 의지를 행동으로 실천화하기 위해서, 로펌들이 정보를 함께 공유하고 적극적인 공익활동을 진행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더욱 실감하게 되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그 때, 자랑스러운 우리 공감이 적극적으로 정기적인 모임을 제안했고(원래 이것이 간담회를 가기 전 공감에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였기에), 다음 간담회 약속을 잡으며 간담회를 마치게 되었다. 논의를 통해서 로펌의 대표 변호사 뿐 아니라, 공익활동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예비 법조인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네트워크로 발전시키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실제로 이번 간담회는 예상 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더 오래 진행될 만큼, 참여 변호사들의 토론이 뜨거웠다. 정신없이 속기를 하면서도, 로펌의 공익활동을 활성화 할 수 있는 기회를 늘 기다려왔다는 듯 여러 고민을 공유하는 모습이 정말 훈훈했다. 이미 공익을 위해 행동으로 움직이고 있는 공감이 공익법인 동천과 함께 이러한 네트워크의 중심이 되어 활동한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지금은 시작의 단계에 있지만, 간담회에서 엿보았던 각 로펌 변호사들의 의지를 통해서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로펌의 공익활동이 진행될 것 같다는 기대를 해본다. 개인적으로는, 로펌이 변호사 사무실의 조합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로펌의 운영위원회와 공익위원회 구조를 이해하게 되고, 실제로 필드에서 공익활동에 대해 변호사가 갖게 되는 많은 고민들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자리였기에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
글_ 12기 인턴 윤자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