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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함께 가기

 

 

찬우의 손을 꼭 잡고 행여 돌부리에 걸려 넘어 질세라 조심조심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제일은행으로 가는 길에는 탑골공원 사거리에 서 우회전하는 코스가 있고, 종각 사거리에 종 로타워에서 제일은행 본점으로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가 있었습니다.
번번히 장애물에 걸리고 사람들에 걸리고 가는 길은 너무도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눈이 보일 때 종로거리를 걸을 때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 었는데 눈을 가려 앞이 안 보이는 상태에서 걸 으니 종로 거리에 왜 그리도 장애물이 많은지…
보도턱에다, 노점에다, 지하보도에다, 공사장 에다… 보조해주는 자원 봉사자가 없었으면 절대 갈 수 없었을 겁니다.
횡단보도 신호도 생각보다 너무 짧았습니다.
반쯤 가니까 신호가 바뀌었대요.
드디어 제일 은행 현금지급기에 도착했습니다. 현금지급기 는 화면을 손으로 직접 눌러 작동하게 되어 있 었죠.
편리하다고 생각했던 현금지급기는 눈이 안 보이는 상태에서는 돈을 뺄 수 있기는 커녕 오류 영수증을 받기도 힘이 들었습니다.

자꾸 취소 버튼을 눌러 카드가 계속 나오는데 나중에는 화가 나더군요.
한참만에야 받아든 영어로 적힌 오류 영수증을 받아들 때의 기쁨이란….
다시 인사동 문화마당에 돌아오니 과제를 수행하는데 거의 2시간이 걸렸더군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장애인의 고통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고, 최소한의 기본적인 인권인 ‘이동권’을 제대로 누리지 못 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장애인들이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점심을 먹고 소감문을 적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찬우가 장애체험을 하고 무엇을 느꼈는지 궁금하더 라구요. 그래서 어떻게 소감문을 적는가 봤더니 단 한 줄!
“참 즐거웠습니다!”
자원봉사 여학생하고 저하고 웃고 말았죠.
소감문에는 그렇게 적었어도 그 외에 무언가 느낀 것이 있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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