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아저씨께!
H 아저씨,
안녕하세요.
국제민주연대입니다.
어제는 잘 들어가셨는지요. 비도 조금씩 내리고 있었는데.
한 주씩 걸러 그즈음, 주섬주섬 간식들을 챙기면서 우리가 얼마나 아저씨를 기다리는지 혹 아실런지요.^^;;
이 비가 그치고 이제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면 국제민주연대도 제대로 기지개를 켜야 되지 싶습니다.
사실 해외 한국 기업에 대한 국제민주연대의 외사랑을 그닥 짧은 시간 동안이었다고만은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2000년 창립까지, 낯설지만 해외한국기업감시 활동에 대한 적잖은 많은 이들의 참여, 회원들의 후원이 있었고, 소리 소문 없이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지의 현지 단체, 노조들과의 연대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해외에서 우리 기업에 의해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더욱이 아시아 많은 지역의 strike free, union free의 상황에서 가장 기본적인 인권도 존중받지 못하는 현실이 눈앞에 선명하게 드러나 보이지 않고, 언어의 문제도 쉽지 않고, 직접 오가기엔 그저 멀다고만 느껴지고… 이래저래 머뭇거리며 역량을 다지는 시간들이 길었던가요. 적다보니 정말 많은 산들을 넘어가고 있었네요.
그래서 사실 이번에 국제민주연대가 조심스레 버마 사례에 집중하면서 거는 기대는 큽니다.
기업의 문제이기 이전에 버마의 민주화 문제와 맞물려 있어 다소 복잡하지만 한국의 대기업(대우 인터내셔널)과 남한 정부(한국가스공사)가 개입되어 있고, 한 때 산유국의 꿈을 이룬다고 폭넓은 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터라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에 있어 해외의 현지 정부, 현지 국민의 요구, 인권, 환경 등에 대한 책임, 의미를 돌이켜보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이런 부분들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도 높이구요.
오늘, www.shew.org에 들렀다가 버마 활동가들이 캠페인으로 남한정부에게 보내는 항의 편지를 보았어요. 군사 정부 주도의 강제 이주, 강제 노동 그런 역사의 연장선에서 대우와 남한 정부에게 투자를 조금만 미루어달라는 내용이었지요. 한번만이라도 더 그렇게 다른 각도로, 직접적인 피해를 호소하는 국민들의 입장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믿어요.
한국에 잠시 들러 바로 며칠 전까지 여기 사무실에서 숙식했던 필리핀 활동가의 편지가 갑자기 떠오릅니다.
이건 연대의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인 거라구요. 그가 들려주었던 필리핀 한국 공장의 상황들, 노동환경에 대한 얘기들, 함께 바라는 현지 조사 계획들, 진행하고 싶어 했던 법적 싸움들, 모든 것을 한꺼번에 욕심낼 순 없겠지만 중요한 건 조금씩 지금 이렇게 시작된 바로 이 한걸음일 거라구요.
국제민주연대의 꿈은 작지만 큽니다.
10년 뒤엔 연대 차 내한한 현지 활동가가 편하게 묵을 수 있을 욕실 딸린 방 정도는 마련해 두려구요.
아울러, 공감을 통해 이렇게 맺게 된 인연, 앞으로도 두루두루 잘 부탁드립니다~
아저씨, 언제든 또 세미나 꺼리 잔뜩 들고 놀러오세요.
감기 조심하시구요.
인권과 평화를 위한 국제민주연대 드림
공감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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