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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기부자 인터뷰] 공감에 고해성사 합니다 – 정정국 기부자님

 



 

 

물냉면과 비빔냉면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은 짬뽕과 자장면 중에 선택하라는 질문과 맞먹는 곤란한 질문이다. 이 질문에 망설임 없이 매콤한 비빔냉면을 선택하는 정정국 기부자, 인터뷰 또한 흔쾌히 승낙하신 시원한 냉면을 닮은 그를 만났다.


 


 


기부는 할 수 있는 ‘최선’의 것, 그리고 ‘위로’


 


공감이 찾아간 날은 그가 운영하는 냉면집의 10주년 행사가 있던 날.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 공감이 죄송한 마음으로 인사를 할 때 그는 찾아오신 것만으로도 선물이라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나서는 것 보다는 뒤로 빼는 편이고, 귀찮아하는 성격도 있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삶의 자세를 바꿔야하겠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 ‘생각만 좋아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큰 힘은 되지 못해도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그래서 몇 초 고민하고 인터뷰에 참여하겠다고 했죠.”


 


이전에도 기부를 요구하는 단체에 거리낌 없이 응하며 나눔을 실천하던 정정국 기부자는 인권변호활동을 소개한 기사를 통해 공감을 알게 되었고, 기사를 읽은 자리에서 바로 수화기를 들어 공감에 전화를 했다고 한다.


 


“공감 구성원들은 적은 돈으로 사명을 가지고 일하시는데 잠깐이나마 얼마를 기부할까 고민했던 제가 부끄럽죠. 서로가 경쟁에서 이기려고 하는 사회인데… 공감 구성원들을 보고 있으면 성직자들을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정정국 기부자는 공감을 ‘고해실,’ 기부는 ‘고해성사’라고 정의한다. 기부란 인지하지 못한 채 타인에게 해를 입히며 죄를 지은 자신과, 이웃에게 위로를 주는 것 같다고. 그래서 어쩌면 기부도 이기적인 걸지도 모르겠다며 적은 돈을 기부 하는 것이 부끄럽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가 꿈꾸는 세상, ‘인권’을 누리며 사는 사회


 



이런 그가 꿈꾸는 세상은 약자들의 권리가 인정되는 사회다. “젊었을 때 파리 여행을 간적이 있는데 어여쁜 아가씨가 미화원 일을 하고 있는 거예요. 우리나라에서 젊은 여자가 미화원을 한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는데, 당당하게 일하는 그 여자 분이 참 아름다워 보였어요. 그 여자분 만이 아니라 사회전체가 각자의 권리를 존중하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당당하게 장사하고 있어요.” (웃음)


 


위의 일화처럼 실제적 약자인 빈자(貧者)가 스스로 권리를 알고 주장하는, 그리고 모두가 그 권리를 인정하는 사회가 바른 사회일 것이라며 그러한 통로조차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그는 이야기했다. 그래서일까. 소외된 이웃을 변호하는 공감에 그는 더 큰 애착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선거는 국민으로서의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통로 


 


주변인에게 ‘공감’에 함께 기부하자고 추천한다는 그는 공감이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좋은 일에 참여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더 열심히 홍보 해 달라고 전했다. 그리고 곧 있을 총선을 앞두고 한 마디 덧붙였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일에도 자꾸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어요. 최근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잖아요. 선거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좋은 후보를 선택하고 지지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선거법에 저촉될까봐 주춤거리게 되요. 국민으로서 주권을 행사하고 싶은 시민들이 참 많을 거예요. 이럴 때일수록 법을 잘 아는 공감이 법을 이용해서 시민들의 참여를 지원하면 좋을 것 같아요.”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생각을 가진 정정국 기부자의 모토는 ‘즐겁게 살자’이다. 여름에는 열심히 장사를 하고 가을, 겨울에는 가족과 함께 여행을 다니는 것이 삶의 활력소라고 말하는 그는 아이들의 이름으로 타 재단 기부에도 참여하고 있다.


 


“원래 공부하라고 강요하는 편은 아닌데 요즘은 열심히 공부해서 사법고시 보라고 이야기해요. 공감에 가서 좋은 일에 참여하라고요. 어떻게 보면 공부하라고 할 핑계가 생긴 것이겠죠? (웃음) 아마 저도 20년만 젊었으면 공감에 인턴하러 갔을 거예요.” (웃음)


 


그는 이상주의적이면서도 현실적인 기부자다. 그가 가장 인상 깊었던 책이라고 소개한 ‘죽은 시인들의 사회’의 존 키팅처럼. ‘Carpe diem, seize the day.’ 현실에 최선을 다하고 소신 있는 삶을 사는 정정국 기부자, 그가 동경한다는 존 키팅은 이미 그의 안에 있었다.


 


첫 인터뷰로 서툰 진행에 되레 질문을 하시며 편안하게 인터뷰를 이끌어준 정정국 기부자. 소탈하면서도 깊이 있는 그 덕분에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가 좋아한다는 오카리나 소리를 듣는 듯 편안한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할 수 있는 최선으로 사회에 참여하는, 깨어있는 시민의 모습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그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글_11기 인턴 양승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