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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기부자 인터뷰] 당신의 작은 마음, 공감에겐 큰 희망이 됩니다 – 윤진수 기부자님


 


                                                           
공감 10기 인턴의 마지막 기부자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그동안 기부자 인터뷰를 통해 만나 뵈었던 여러 기부자분들을 가만히 떠올려 봅니다. 다양한 기부자분들의 다양한 생각이 공감을 위해 나눠지는 모습을 보며, 공감이 덜어내야 하는 여러 가지 사회의 무게를 생각했습니다.

 

마지막 인터뷰이니 만큼 가장 많은 긴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기부자 인터뷰에 응해주신 기부자님은 서울대 법과대학의 윤진수 교수님입니다. 겨울비가 촉촉이 내리는 배경을 뒤로 한 연구실에서 그를 만났습니다.

 

윤진수 기부자님은 판사로 여러 해 동안 재직하셨으며 현재 민법 분야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공감 구성원 중 한분도 이 분의 수업을 재미있게 들었다는 이야기를 전해드리자, 못 본지 10년이 훌쩍 넘는 제자의 모습을 기억하고 그때의 이야기를 전해 주시는 모습이 참 따뜻했습니다.

 

윤진수 기부자님은 2008년 공감과 서울대가 공동으로 개최한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하면서 공감에 기부를 시작하게 됩니다. 공감이 하는 일에 ‘공감’하게 되어서라고 합니다. 그는 공감과 조금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데, 자녀분이 공감에서 인턴생활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인턴 생활과 공감 살림에 대해 너무 잘 알고 계십니다.

 

자신의 기부에 대해 ‘작은 금액인데’ 공감에 큰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며 걱정하시기도 합니다. 공감의 재정이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해 물어보시고 기부자가 많이 늘어나는지에 걱정하며, 사회적 약자를 돕는 일을 하다 보면 특정한 정치색을 가지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어 기부자가 쉽게 늘지 않을 수 있다며 염려어린 조언을 해주기도 하십니다.

 

윤진수 기부자님은 공감 변호사들을 “자신을 희생하며 뜻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성취감보다는 좌절감을 느낄 수 있는 일들이 많은 이주노동자와 이주여성에 관한 소송을 진행하는 것을 보며, 한 두 사람의 힘으로 감당 할 수 없는 일을 맡고 있다는 의견을 더합니다.

 

법이 어렵게 느껴진다는 질문에 그는 말합니다. “법이 어렵다고 하는데, 그건 어떻게 보면 잘못된 생각이에요. 가끔 사람들은 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법을 어렵다고 이야기하거든요. 예를 들어 아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고 차용증을 받지 않아 피해를 입는 것 같은 경우지요. 그리고는 ‘자신은 억울하다. 왜 법은 약자를 보호해주지 않는가’라고들 해요. 심정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재판에서는 그 사람이 억울하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방법이 없어요. 나중에 억울하다고 하기보다는 사전에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법이) 억울한 사람을 구제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겠지요. 요즘은 여러 곳에서 법률교육을 하고 있잖아요? 생활 속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법은 지켜야 해요. 그 외에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을 돕는 것이 변호사 같은 법률가의 역할이지요.”

 

법은 사회 전반적인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며 법이 바뀌는 것은 여러 가지 다른 변화를 이끌어내기에, 사람들이 법을 보다 열심히 알면 좋겠고 법에 대한 신뢰를 조금씩 높여 가면 좋겠다고 합니다. 또한 사람들이 법률가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높은데 바른 사람을 만드는 것을 대학이 모두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합니다.  “이미 다 큰 사람의 윤리관을 대학에서 바로잡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바른 사람이 되는 데에는 가정이나 초중고 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질문자가 비법학전공자이기에 법과 사회, 현실과 이상 속에 그리는 두루뭉술하고 추상적인 질문에도, 이에 대한 그의 대답에는 법학에 기반한 명쾌함과 정교함이 담겨 있었습니다. 짧게만 느껴진 1시간여의 인터뷰 내내 학문에 대한 그의 열정이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공감은 다양한 기부자들의 정성이 모여 운영됩니다. ‘기부자 인터뷰’라는 공간을 통해 다양한 기부자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과 공감이 가야할 미래의 모습을 생각해 봅니다. 더 많은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희망으로 가는 길을 그리는 공감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글_ 인턴 차승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