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자 인터뷰]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라! – 정은아 기부자님
첫 만남, 인연 오늘 우리가 만날 기부자는 정은아 변호사입니다. 어제의 공감 인턴이고 오늘의 법률가인 그녀에게서 우리는 지금 기부에 대한 이야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그녀는 공감과 인연이 깊습니다. 공감이 세상에 첫 발을 내딛고 1년 후인 2005년에 그녀도 공감에 작은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 법에 대해 공부를 하였고, 우리사회 안에서 법의 존재 의의를 확인하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발견한 곳이 바로 공감이었죠. 그리고 인턴을 할 때보다 법조인이 된 지금 공감의 변호사들이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연수원을 수료하고 법조인이 되는 과정을 겪어보니 공익을 위한 전업 변호사가 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선택임을 알았고 공감의 변호사들이 존경스럽게 느껴졌어요.” 우리는 이렇게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이제 그녀는 어엿한 법조인이 되었고 공감도 제법 그럴듯한 공익 변호사단체가 되었습니다. 닐 암스트롱의 작은 한 걸음이 인류의 큰 도약이 되었던 것처럼 우리의 작은 한 걸음이 공익에 커다란 도약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지금 작은 한 걸음으로 시작된 인연의 실타래는 기부라는 인연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인연의 끈, 기부 이 작은 인연이 기부의 인연이 되었고 그 이후로 6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인턴 기간이 끝나고 그녀는 기부를 시작하였고 이 긴 시간 동안 기부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가 궁금해졌습니다. 아주 최소한의 기여를 그녀는 아주 겸허한 마음으로 행하였고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밝고 소탈한 웃음이 그녀와 참 잘 어울렸습니다. 이런 사람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조금만 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해질 것 같습니다. 어두워 보이는 공간에 촛불하나가 밝혀지고 그 촛불이 그 옆의 세상을 밝게 비추듯이 세상은 더 따뜻해질 것 같습니다. 꼭 그러할 것만 같습니다.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라! 연수원 수료 후 로펌을 선택할 당시, 그녀는 로펌 내 공익위원회의 존재 유무를 선택의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그녀는 뜻한 대로 사내 공익위원회에 가입을 했고 난민소송과 이주노동자 상담소에서 상담을 하는 등 공익변호사로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로펌 내 공익위원회라 하여도 별도의 보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주어진 본업을 함과 동시에 잠을 줄여가며 공익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구절이에요. 이 말의 의미처럼 로펌에 소속되어 일을 하다보면 곧잘 일에 매몰되어 공익활동을 하려는 마음이 움츠러들 때가 있어요. 하지만 현재가 바쁘고 힘들다 할지라도 내가 있는 위치에서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을 하죠. 안하는 것보다 하는 게 나으니까요.” 나의 작은 기여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리석은 우공은 산을 옮기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은 우공을 비웃었습니다. 하지만 우공은 끊임없이 노력한 끝에 마침내 산을 옮겼습니다. 비록 세상이 달라지거나 크게 변함이 없다는 것을 안다고 해도 정은아 기부자는 공익활동을, 그리고 기부를 계속할 것입니다. 이것이 우공의 정성으로 산을 옮긴 것처럼 언젠가는 세상을 더 따뜻하게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작은 기여가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미비하고 티가 나지 않을지라도, 변할 수 있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행한다면 ‘안하는 것보다 하는 것이 낫다’는 정은아 기부자의 말처럼, 언젠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임을, 그리고 공감이 제대로 된 길을 걸어가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길을 나섰습니다. 이미 해는 지평선 아래로 내려갔고 어둑한 밤이 되었지만, 세상이 밝게 보이는 것은 저만의 착각일까요? 글_이현수(13기 인턴)
“공감을 옆에서 도울 수 있는 기간이 끝나고 공감에 더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그러다보니 기부를 지속하며 6년이라는 시간은 자연스럽게 흘러갔던 것 같아요. 월급을 받는 것은 합법적으로 일을 해서 대가를 받는 것이지만, 변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건 내가 잘 나서 이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기부를 하는 것은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라, 부끄러운 것 같아요. 그래도 나는 이만큼 공익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는 위안을 삼아서 하는 것이지요. 기부라는 것은 내가 생각하는 사회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아주 최소한의 기여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