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감

[기부회원 인터뷰] 바위를 깨뜨리는 물방울, 공익법의 희망을 그리며 – 조희경 기부회원

 

싱그러운
봄이 오는 문턱에서 공감의 기부회원님을 만났습니다.

 

인생이라는
봄을 지내며 나눔의 꽃을 피워내고 계시는 조희경 기부회원님은 유쾌하고 따뜻하게 공감을 맞아주셨습니다. 현재는 대학에서 지식재산법과 국제통상
분야를 가르치고 계시는 회원님이 처음 법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는 ‘인권’에 대한 이야기에서 출발합니다.

 

차별에
분노하며, 새로운 꿈을 꾸다 

 


전공 이전에 음악을 공부했던 조희경 기부회원님은 진로를 깊이 고민하던 중에 아버지로부터 <조영래 변호사 변론 선집>을 건네받아 읽고
크게 감동하게 되었고, 인권변호사로 활동하셨던 故 조영래 님의 삶은 영감의 근원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책에서 저한테 가장 인상 깊었던 사건은, 직장에 다니던 한 여성이 직장에서 사고를 당했는데 그에 대한 손해배상이 법적인 다툼으로 번진
사건이었어요. 1심에서 판사가 미혼여성은 보통 스무 살 후반에 결혼하여 직장을 그만두니 정년을 27세로 봐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어요. 기가
막히지 않나요? 다행히도 조영래 변호사님이 이 사건을 맡아 항소에서 승소하셨죠. 그게 인상에 남아서 나도 이렇게 차별과 맞서고 인권을 보호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법을 공부했어요.”

 

정의로와야
한다고 생각했던 법의 현장에서 단지 여성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차별당한 피해자, 그 어이없는 판결에 느꼈던 분노, 그리고 이에 맞선
인권변호사에 대한 감동과 영감이 법을 공부하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이름, ‘공감’

 

6년
전 겨울, 공감의 문을 두드려주신 기부회원님 덕분에 소중한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랜 외국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인권과 관련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열망을 가졌고 이를 실현하고자 찾아온 곳이 공감이었습니다. 조희경 기부회원님은 공감의 SNS 영문페이지를 만들어 공감이
세상과 소통하는 길을 넓히는 일을 함께해주셨습니다. 이후 공감의 기부회원으로 공감과 계속 인연을 이어나가고 계십니다.

 

“공감은
늘 함께하고 싶은 단체죠. 예전에는 직접 일을 하면서 활동에 참여했다면, 지금은 본업으로 시간이 부족해서 그렇게 하지 못하니까 기부로 대신하고
있어요. 공감 변호사님들이나 민변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에게 특별히 존경스러운 것은 ‘끈기’에요. 제가 직접 실무를 겪어보니 인권 분야는 정말
끈기와 인내가 필요해요. 엄청난 끈기, 그리고 그 밑에는 희망이 반드시 받쳐줘야 해요. 열정도 필요하지만,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는 집념과 그를
뒷받침하는 꾸준한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공익법
활동은 물로 바위 부수기’라고 하시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희망이 품은 큰 힘을 믿고 있다는 조희경 기부회원님은 그 작은 희망에 귀
기울이는 공감의 활동을 격려하고 지지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어떤 권력 앞에도 지켜져야 하는 권리, 인권

 

인권에
대해 더 깊이 있는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힘의 논리가 인권의 영역을 침범하는 일,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인권은
인간이라서 기본적으로 존중받아야 할 권리잖아요.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존중받아야 할, 모두에게 있는 기본적인 권리인 거죠. 그런데 누가 권력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힘의 싸움이 벌어져요. 최근에 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 박사의 저서 <사피엔스>를
읽었어요. 이 책에는 사피엔스의 농업 혁명이 인류의 행복을 보장하진 않았다는 주장이 담겨있어요. … 농업화가 되면서 잉여 곡물을 축적하기
시작하고 부가 쌓이면서 지배집단과 피지배집단 간에 끊임없는 투쟁이 시작됐죠. 우리가 지금 환경과 얼마나 조화로운 삶을 사는지,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얼마나 평화로운 삶을 사는지는 한번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인권에 대한 고민도 결국은 같은 게 아닐까
생각해요.”

 

조희경
기부회원님은 앞으로도 계속 여성인권에 관심을 두고 관련된 활동을 하고 싶고, 이주노동자의 인권, 아동인권에도 많은 관심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심각한 아동학대 사건들을 보면 너무나도 안타까운 상황이잖아요. 근본적인 문제가,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독립적인 인격으로서 존중해주지
않고 자기의 소유물같이 생각하잖아요.”

 

권력의
논리와 소유의 욕망이 가지지 못한 자, 약한 자의 인권을 짓밟고 있습니다. 그 어떤 권력 앞에도 당당해야 할
것이 인권인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공감의
기부회원으로서 공감에 바라는 점이나 기대하는 점은?

 

공감의
기부회원으로서 공감에 바라는 점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어려운
질문이에요. 모두 너무 수고하고 계시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늘 안타깝고 더 함께 하지 못하여 죄송한 마음이 앞서서 제가 무엇을 바랄 수 있는
처지가 아닌 것 같아요. 앞으로도 좋은 활동을 해주시고 특히 남들이 못하는 부분들, 아직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그리고 쉽게 알기 힘든 부분들을
계속 더 파헤치고 자기편이 없는 사람들 편에 서 주세요.”

 

공감구성원들이
전해드린 한 마디 한 마디를 보며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띠시던 회원님을 떠올리니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오늘 나눈 이야기가 세상에 닿으면서 햇살
품은 나눔 바이러스가 온 세상에 전해지길 바랍니다. 조희경 기부회원님을 공감도 언제까지나 응원합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글_박인영(공감 23기 자원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