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회원 인터뷰] 사진으로 사랑을 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_주식회사 히트콤(Hitcom)
이날은 히트콤에게도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어쩐지 사무실이 분주하다 했더니 다른 여러 곳을 전전한 끝에 드디어 첫 사무실로 이사온 날이라고 합니다. 오전부터 계속 짐을 옮겨서 피곤하다고 하면서도 인터뷰 내내 웃음을 터트리는 주식회사 히트콤의 심화용, 신윤호, 이종록씨를 만났습니다. 그들은 이런 인터뷰가 처음이라며 부끄러워했지만 자신들의 일에 대해서는 자부심과 열정이 넘쳤습니다.
디지털 기기로 전하는 아날로그의 감성
주식회사 히트콤의 이름은 히트(Hit)와 시트콤(Sitcom)이 합쳐진 말로 꾸준히 히트 쳐 나가며 시트콤처럼 재미있고 밝은 회사 분위기를 만들어 가자는 뜻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추운 날씨가 무색하게도 히트콤의 사무실은 훈훈함과 따뜻함으로 넘치고 있었습니다.
히트콤은 5명의 사람들이 함께 ‘포토 투 러브(Photo2Love)’ 라는 어플리케이션을 운영하고 있는 곳입니다. 이 어플리케이션은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사진을 전송하면 이를 사진 엽서로 만들어 직접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보니 사진 엽서를 시 한편이 적힌 예쁜 봉투에 담아 전달해주고 있었습니다. 이런 정성이 가득 담긴 사진 엽서를 보고 있으니 어떤 이유로 이들이 합심하여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수많은 어플리케이션 중 무슨 이유로 이러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게 됐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스마트폰,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가 강화되고 있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성을 전달하는데 있어서 모바일과 스마트폰으로는 다 커버할 수 없는 영역이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오프라인적인 요소를 같이 넣어서 소셜 서비스를 진행하면 어떨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심화용)
“지금 있는 소셜 네트워크들은 주로 그냥 디지털 기기끼리만 되는데 우리는 디지털과 아날로그 세대를 연결해주는 새로운 소셜 네트워크를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단순한 사진 인화 서비스들은 이미 굉장히 많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사진 인화를 신청하면 그걸 스마트폰이 아닌 사람한테도 배송을 할 수 있는 서비스에요. 사진 엽서를 제작해서 디지털 매체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매체를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이종록)
공감이 인권의 벽을 허물고 있듯이 자신들도 디지털 세대와 아날로그 세대간의 벽을 허무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보람과 자부심이 느껴졌습니다.
소통으로 전해지는 감동
“저희는 그냥 서비스를 낸 건데 유저 분들이 되게 고마워하시는 거예요. 이메일도 보내주시고, 계속 피드백도 주시고. 원래 어플리케이션에 광고가 들어가면 다들 되게 싫어하시는데, 저희 사용자 분들은 오히려 빨리 후원사를 잡았으면 좋겠다, 제발 광고 좀 붙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걱정해주시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애초에 사회 공헌 활동을 해보자 해서 만든 아이템도 아니었고 뭐 돈을 벌자 이런 거였는데 하다 보니까 소통이 되고…… 그 소통자체가 저희에게 방향성을 알려줬던 것 같아요.” (심화용)
“처음에는 평창 스페셜 올림픽에 홍보 목적으로 참가하게 됐어요. 장애인 선수 분들께 본인의 사진을 엽서로 만들어 무료로 나눠드렸거든요. 그런데 진짜 장애인 선수 분들이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감동 하시는 거예요. 저희가 일반 분들에게 사진을 인화해 드렸을 때는 우와 사진이네 그 정도였는데 그게 아니라 정말 막 성화 봉송하듯이 뛰어다니시고…… 감동의 수준이 전혀 다른 거예요.” (신윤호)
이들이 벤처 기업으로 출발했을 때, 처음부터 사회적 공헌이나 기부를 생각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돈 벌려고 시작한 일이었는데 지금 와서는 그 분들에게 고마워서라도 계속 해야겠다는 마음. 사람들이 이렇게 고마워하시는데 이런 일을 계속하면 더 많은 분들이 행복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좋은 일은 주변에 전파된다”며 기부를 결정했다는 그들. 히트콤은 벌써 두 번이나 수익금의 일부를 공감에 전했고, 앞으로는 공감뿐 아니라 다른 기관, 단체에도 기부를 할 생각이라고 합니다. 회사 사정이 어려워도 기부를 결정했으면 빨리 해야 한다며 웃는 모습에서 ‘콩 반쪽의 행복’이 느껴졌습니다.
제도와 사회 구조를 바꾸는 힘
기부를 결심했을 때, 처음부터 회사 사람들 모두가 공감에 기부하고자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변호사한테 왜 기부를 하냐”는 의문을 가졌었지만, 공감 16기 자원활동가로 있었던 이종록씨에게 공감이 하는 일을 듣고는 마음이 움직였다고 합니다. 그들은 “공감에게 기부를 하면 우리가 열심히 번 돈이 헛되게 쓰이지 않을 것이라
는 믿음”이 생겼다며 ‘공감에 공감한다’는 말을 강조했습니다.
“저는 제도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공감이 하는 일은 단순히 배고픈 사람들에게 밥을 주고, 옷이 없는 사람에게 옷을 입혀주는 그런 일이 아니잖아요. 물론 그런 눈앞에 닥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감이 하는 일은 뭔가 제도를 바꾸고, 사회 구조를 바꾸는데 힘쓰는 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공감하게 된 것 같아요.” (이종록)
“(공감이 하는 일이) 단순히 옷을 주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다음 번에 옷을 뺏기는 상황을 안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잖아요. 그 부분에 되게 공감 했어요.” (심화용)
공감이 공익법 활동을 통해 더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널리 퍼져 제 2의 공감, 제 3의 공감을 만들어 사회 변화를 추구하는 것처럼, 히트콤 역시 소외된 이웃들에게 다가가 세대의 벽을 허물고 비슷한 생각을 하는 다른 기업들과도 연대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거창하게 말하면 부의 재분배”를 하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는 그들. 디지털 세계로부터 소외되어 소통이 필요한 사람들한테 기업의 광고료를 받아 무료로 소통의 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자신들이 하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합니다. 같이 일을 해나갈 마음씨 따뜻한 개발자 분들을 기다린다는 깨알 같은 구인광고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제 막 겨울을 이겨낸 꽃눈이 기지개를 피듯 히트콤도 지난 1월 첫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인터뷰가 끝나고 건물 밖까지 다같이 배웅해주며 “공감이 앞으로 더 많이 발전하길 바란다”고 따뜻한 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활기찬 히트콤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이들의 앞 날도 앞으로 피어날 봄 꽃만큼이나 아름답고 싱그러울 것임을 느낍니다.
글_ 임규원 (17기 자원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