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회원 인터뷰] “인권으로 더 나아가는 세상을 꿈꿉니다” – 김동연 기부회원
“회원 혜택을 받고 싶습니다. 공감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는 ‘기쁨’이 그 혜택입니다.”
겨울로 넘어가던 11월의 어느 날, 홍대의 한 카페에서 김동연 기부회원님을 만났습니다. 회원 가입 당시 남겨주신 가입 문구만큼이나 인상적이고, ‘사람’과 ‘인권’에 대한 깊은 고민을 들어볼 수 있었던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 지금부터 함께 김동연 회원님을 만나보실래요?
‘딸바보’ 아빠이자 종교인, 그리고 비영리 교육 단체의 대표
김동연 회원님은 현재 주 중에는 종교인으로, 주말에는 비영리 교육 단체의 대표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셨습니다. 또한, 생각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지는 예쁜 두 딸을 둔 ‘딸바보’ 아빠이기도 했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시민 단체에서 인턴을 하기도 하고, 이후에는 경희대 NGO 대학원에서 전략 경영을 전공할 만큼 관련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계셨는데요. 특히 지난 2008년부터 지인들과 함께 운영해 오셨다는 교육 단체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
다문화 가정에서 한국 교육 제도 전반에 대한 고민으로
현재 김동연 회원님이 지인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다희 봉사단은 크게 ‘문화 나눔’과 ‘국경 없는 공부방’으로 나뉩니다. 각각 공연, 스포츠 등 문화 바우처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기부뿐만 아니라 노력봉사로 함께하는 회원들에 힘입어, 벌써 만 8년째 사업을 운영해오고 계신다고 합니다. 하지만 처음 다희 봉사단은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위한 교육 단체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일하고 있는 종교 단체의 다문화 가정 자녀들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문화나 교육의 기회를 넓혀주고 싶다는 생각이었죠. 하지만 실제로 여러 다문화 가정 부모님과 아이들을 만나면서 이런 생각 자체가 하나의 ‘사회적 낙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다문화 가정에 대한 정부나 관련 단체들의 지원이 있지만, 여전히 이들을 여타 ‘사회적 약자’와 동일하게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인식이 아이들이 실제 사람들과 만나면서 ‘다문화’라는 정체성 자체를 부정적으로 느끼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다희봉사단에서 주관하는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모습]
이런 고민 끝에 다희 봉사단은 다문화 가정을 위한 교육 단체에서 현재는 더 나아가 한국의 교육 문제 전반에 대해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수업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연구 활동, 강연 등도 함께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기존의 대안 교육이 학교 밖 청소년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현 교육 시스템 내에서 아이들을 위한 더 나은 학습 및 교습법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공감과의 우연한 인연에서 이제는 누구보다 큰 지지자로
공감과의 인연 역시 이러한 활동과 무관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공감의 염형국 변호사님의 아드님이 다희 봉사단의 수업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공감에 후원을 시작하게 되셨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이미 예전부터 공감의 활동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계셨다고 합니다.
“여러 인권 관련 단체들이 있지만, 공감의 역할은 조금 더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단체들처럼 피해자들을 위한 구제 활동을 진행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언 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입법 활동이나 소송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법과 제도를 만들고, 그만큼 개별 사건의 피해자들만이 아니라 향후 발생할지도 모를 수많은 사람들을 구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감이 비록 눈에 띄지는 않을지언정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던 김동연 회원님. 이 외에도 공감이 국내에서는 최초로 공익 활동을 목적으로 한 변호사 단체로써, 여러 공익법 연대 및 중개 사업들을 통해 ‘공익 법률가’라는 분야를 개척하고 확대해나가고 있는 점 역시 높이 평가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말씀하는 내내 공감에 대한 애정과 응원뿐만 아니라, 활동 전반에 대한 깊은 관심이 느껴졌습니다.
‘인권’, 우리를 지켜줄 수 있는 보이지 않는 보호망
마지막으로 김동연 회원님이 생각하시는 ‘인권’이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김동연 회원님은 인권이란 보이지 않는 보호망이라고 답해주셨습니다.
“인권이란 결국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우리 사회에 인권이 보편적인 가치관으로 확대된다면, 이것이 바로 우리를 지켜줄 보이지 않는 보호망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딸아이들이 태어나면서 이런 생각이 더욱 강해졌는데요. 예를 들어, 아이들이 학교에 갔을 때 왕따를 당할까 봐 두려워하지 않으려면, ‘친구를 왕따 시키면 안 된다’는 기본적인 인권 의식이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과 그 부모님들 모두에게 퍼져있어야 합니다. 결국 이런 인식들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을 때, 우리 사회 어디를 가더라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를 지켜줄 든든한 보호망이 되어줄 수 있는 거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가치를 가지고 사는 것만으로도 설렌다고 말씀하시던 김동연 회원님. 이런 생각들이 쌓여갈 때 우리 사회는 조금씩 더 밝은 곳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공감도 언제나 이런 움직임에 함께 발맞추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글 _ 주선민 (24기 자원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