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감

[기부회원 인터뷰] 행동하는 양심, 나눔으로 실천하다 – 허창립 기부회원

 

 
 
 

 

장미꽃이 한창인 충주의 한 동네, 골목길을 지나 찾아간 허창립 기부회원님의 일터에는 사람냄새가 가득했습니다. 바쁜 일상 중에 삶의 열정이 담긴 공간으로 공감을 초대해주신 기부회원님은 따뜻한 미소로 공감을 맞아주셨습니다. 

 

# 기부의 시작,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향한 희망

 

 

작년부터 공감과 함께하신 허창립 기부회원님은 내일에 대한 희망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계셨습니다. 두 자녀를 둔 부모로서 아이들의 미래에 희망이 있길 바란다며 기부를 결심하게 된 계기를 나눠주셨습니다.

 

 

“혼자 일하다 보니 팟캐스트를 즐겨 듣는데요. 김어준의 파파이스(#50 중 ‘세월호 민간 잠수사 이야기’)를 듣다가 공감을 알게 됐어요. 힘이 없어 억울하게 살아가는 사람들한테 공감이 큰 힘이 되는 걸 보면서 내가 이 단체를 돕고싶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직접 나서진 못하지만 뒤에서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던 거죠. 그 이유는 제 자식들이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다 싶어서요. 혼자 생각하고 나 혼자 아니면 된다고 사회가 바뀌진 않으니까, 제가 못 하는 일을 대신 해주라고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죠.”

 

 

우리 사회가 정직하고 투명한 사회이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처절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삶의 터전으로서 조금이나마 따뜻함을 전해줄 수 있는 사회. 기부회원님은 그런 사회를 만들고 있다는 믿음으로 공감에 기부를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 강자에게만 힘겨루기
 
“사회 나가면 갑을관계가 있기 마련인데, 강자 앞에서 작아지다보면 틀린 일에도 어쩔 수 없었다고 자기합리화를 하는 거죠. 그러면서도 아 이건 내가 생각했던 게 아닌데… (강자에겐 강하고 약자에겐 약한 사람이 되는 게) 이렇게 어려운 거였나. 돈만 있으면 편한 세상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돈이 사람을 결정하는 건 인권이랑은 거리가 멀잖아요. 어떤 사람들은 가난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보고 노력을 안 해서 그렇다고 개인 탓을 해요. 그게 말이 안 되는 얘기거든요.”
 
기부회원님의 인권에 대한 고민은 제도와 사회환경의 문제는 외면한 채, 개인의 노력과 열정만을 다그치는 사회에 불편함을 느낀 데서 시작되었습니다.
 
 
# 공감의 활동을 지지하며 얻는 위로
 
“우리나라가 뉴스만 보면 이렇게 굴러갈 수 없는 나라인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일해주시니까 그나마 굴러가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우리 주변에 늘 있지만 눈에 띄지 않는 사람들, 다문화가정, 난민, 성소수자들. 예전에는 그런 문제에 대해 안타깝기만 했는데, 공감이 있으니까 최소한의 기대, 희망 같은 게 생긴 느낌이에요. … 행동하지 않은 양심은 비겁하다고, 스스로 비겁하다고 생각해요. 뜻이 맞는 일에는 집회 같은 데 같이 나가서 외치고 싶은데 현실적인 장벽들이 있죠. 그나마 기부하면서 위안을 얻어요.”
 
현실에 물들어 살아가는 중에 내가 어떤 토양 위에 있고, 어떤 이상을 그리고 있는지 인식하려 한다면 충분히 고민하고 나아가는 삶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 인권에 대한 고민, 답을 향해 가는 과정

 

 ‘인권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누구나 어렴풋이 아는 인권의 정의를 떠올리다 보면 현실에 놓인 인권의 모습에 좌절하게 되기도 합니다. 허창립 기부회원님 역시 사전적 정의를 뛰어넘은 현실에서의 인권을 고민하고 계셨습니다.

 

“인권을 정의내리는 건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단순히 사전적 의미로만 존재해선 안되는 게 인권인 것 같아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되는데, 그게 안 되고 있잖아요. 안 되는 건, 정의를 몰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사회가 둘레가 어떻게 짜여 있고 구성원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에 달려 있는 것 같아요. 인권의 사전적 의미에는 공감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까,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좁혀가기 위해 다 같이 노력을 해야겠다. 이런 생각하다 보면 인권은 이런 거다 정의 내리기엔 제가 아직 부족한가 싶습니다.”

 

우리 사회 또한 인권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답을 향해 가는 과정에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녀에게 ‘누구에게나 편견 없이 대하는 게 기본이라’고 가르친다는 말씀 안에 인권에 대한 기부회원님의 정의가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큰일은 못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불편함에 대해 당연하게 (감내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고 싶어요.”

 

살면서 만나는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일에 대해 개선을 이야기하고, 정의라고 생각하는 일에 힘을 보태며 살아가길 희망한다고 밝혀주신 기부회원님. 그래서 현실에서도 조금이나마 실천하고자, 지역사회에서 조그마한 것들부터 지나치지 않고 시정을 요구하는 일들도 하신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공감에 전하고 싶은 말을 여쭤보니 “힘이 없어서 절망하는 사람들에게 지금처럼 힘이 되어주세요.”라며 미소 지으시는 모습에서 공감을 응원해주시는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부회원님의 말씀처럼 오늘보다 내일이, 내일보다 모레가 더 나은 세상이 되도록, 누구에게나 희망이 있는 환경과 터전이 만들어지기를 바라봅니다.

 

글_박인영(23기 자원활동가)